히타카츠에서 이즈하라를 가기위해서 만관교라는 붉은색 다리를 건너야 한다.
대마도는 원래 하나의 섬이다. 인위적으로 운하를 뚫어 하나의 섬이 둘로 나눠 진거다. 붉은색 다리가 이 두섬을 연결하고 있다.
1900년 쓰시마섬 서쪽의 아소만에 있던 일본 해군 군함을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해 -동쪽의 미우라만을 연결하는 인공 해협을 만들었다. 1671년에 이보다 먼저 만든 오후나코시세토라는 해협이 있지만 폭이 좁고 길이가 길며 수심이 얕아 큰 배들이 항로로 이용하기에는 적당치 않았다.
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나는 여행자들은 버스 정류장에 내리지 않는 한 만관교를 그냥 지나 칠수 밖에 없다. 렌터카 여행객들과 패키지 여행객들은 이곳에 내려 만관교를 도보로 건널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바라본 풍경도 꽤 멋지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건 주위가 필요하다. 시퍼런 바다가 다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곳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이곳을 통과해 지나간 군함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바다속으로 밀어 넣었겠는가. 바다는 그날을 기억하고 있을거다. 아주 선명하게.
결핍은 단절된 일상을 마주하게 한다.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할 수 없는, 높이 올라가고 싶지만 올라 갈수 없는 것들에 대한 결핍은 세상과 단절을 선언한다. 고립된 삶에 지루함을 벗어나고자 연결고리를 엮어 보지만 싶지 않다.
하나를 둘로 나누는 건 쉽다. 둘을 다시 하나로 만드는 건 오랜시간과 배려와 양보 하나될 결심에서 그 시작점을 잇는다. 끈기와 인내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힘겨루기는 이제 그만 깊고깊은 바다속으로 던져 버렸으면.
그런 날이 살아 생전 오기는 올까.
바람이 분다. 만관교에 바람이 불고 있다. 여행객 머리카락이. 옷자락이 바람결에 따라 흔들린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저 다리위를 건널 용기가 없다.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에도 움찔 놀라는 나다. 누군가의 멍든 마음이 그곳에 있는 듯하다. 시퍼런 바다가 구슬픈 물결을 일으킨다.
하늘은 바다 속도 모르고 왜이리 맑은가. 눈치 없는 하늘에 눈치없는 여행객은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