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고 길게 가기 전략

by 함콩












나는 어려서부터 계획광이었다. 항상 무슨 일을 시작하든 계획을 세우는 건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만큼 실행력은 그에 비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방학식날 야심 차게 세운 나의 계획들은 얼마 못가 작심삼일이 되곤 했다. 그럼에도 엄마가 되고 나서도 플래너에 매일 그날의 <To do list>를 쓰는 건 나의 아침 일과 중 하나다.



집콕이 길어지면서 거창하게 엄마표 홈스쿨링을 목표를 세운 적도 있다. 매일 엄마표 미술, 영어, 수학, 한글, 과학 등 분야를 번갈아가면서 아이들과 놀아주기를 목표로. 하지만 역시나 정말 며칠 안 갔다. 오히려 아이들과 매일 재미있게 놀아주는 엄마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며 자책감이 들었다. 유치원도 못 가는 아이들과 꾸준히 놀아주지도 못 하는 나는 진정한 의지박약일까. 이밖에도 책 육아 관련 책을 읽고 나서 이제 나도 열혈 책 육아를 하겠다며 아이 당 한글책 5권, 영어책 5권씩 매일 읽어주겠다며 계획과 좌절을 반복했던 적도 있다.


"좋은 엄마"의 기준이 무엇일까? 엄마표 놀이를 잘해주는, 삼시 세끼 3첩 또는 그 이상으로 잘 챙겨주는, 책탑을 쌓아놓고 매일 책을 읽어주는 사람이 좋은 엄마일까?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듯 좋은 엄마의 기준도 다 다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도 다 다르기에 모든 것을 잘하려 노력하면 아무것도 못하기 십상이다. 여러 번의 작심삼일을 거치고 나서 내가 깨달은 것은 이것이다. 우선순위를 두고 얇고 길게 갈 것. 많은 것을 아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는 현실이지 않나.



아이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나의 우선순위 되는 가치는 "책"과 "믿음"이다. 그러기에 다른 것들은 잘 못 해줘도 아이를 위해 매일 최소 2-3권은 읽어주고, 아이들과 예배드리기를 생활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수많은 육아서에는 이것도, 저것도 잘 챙겨주는 슈퍼맘이 많다. 이걸 다 따라 하다가는 짧고 굵게 지쳐 떨어지기 딱 좋다. 당신이 우선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그 가치를 중점으로 얇고 길게 달린다면 그 육아는 적어도 본인에게 있어서 성공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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