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다니는 미술학원은 다른 미술학원과 다르게 심리를 전공으로 하신 상담사분들이 미술 수업을 해주신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도록 오감형 체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사실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잘 크고 있는지.
처음 나는 궁금한 것이 많아 피드백 시간에 이것저것 여쭈어 보았다. 두 분의 선생님이 계셨는데 한 분은 아이의 장점도 말씀해 주셨지만 고쳐야 할 점(문제점)을 더 부각하여 말씀해주셨다. 이런 소리라도 듣고 온 날에는 괜스레 날이 섰다. 다른 한 분은 아이의 긍정적인 면만 말해주시고 칭찬해주셨다. 두 분의 너무 다른 태도에 나는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 건지 모른 채 상담사의 코멘트에 따라 좋았다, 우울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남의 말에 내 자식을 나도 같이 판단하고 있구나.!" 나는 내 아이를 믿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남의 판단에 나도 같이 색안경을 끼고 반응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참고는 하되 나 또한 판단자의 자리에 서지는 않기로 했다.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내 아이에 대한 믿음이 없이 타인의 피드백에 좌지우지되어선 안된다. 중요한 건 내 아이를 보는 엄마의 믿음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 결국좋은 쪽으로 변화될 거라는 믿음. 아이를 나의 부정적인 시선에 가두지 않는 것이 내가 줄 수 있는 전부였다. 아이를 보는 내 시선이 바뀌니 놀랍게도 전에는 미워 보였던 문제의 행동도 별 거 아니게 된다. 설령 크게 문제 되는 행동을 할지라도엄마의 믿음 아래 자란 아이는 분명 되돌아올 것이다. 아이도 다 느낄 수 있다. 엄마가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는지, 믿어주는 척하는 건지를.
천재 아인슈타인도 4살까지 말을 못 했었다. 모든 과목에 낙제를 받은 이 꼬마 아인슈타인을 선생님도 포기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아인슈타인의 엄마의 태도다. 그녀는 이 아이에게는 다른 특별한 재능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바라보았다. 우리 아이가 4살까지 말을 못 하고 모든 과목에서 낙제를 받는다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분명 더 나은 점이 있을 거라고 쉽게 믿어줄 수 있을까?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즉 엄마의 믿음이 아이를 자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