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은 식사도 제 때 못하십니다
머리 하는 일은 남자건 여자건 신경이 쓰인다. 커트 위주의 남자도 깎은 머리가 맘에 안들면 몇 일간 기분이 별로다. 파마가 어색하게 실패하거나 앞머리 커트 길이가 맘에 들지 않아 출근하기 싫었고, 일도 안된다는 여직원을 보기도 했다.
자신의 맘에 들게 머리를 하는 미용실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 역시 단골 미용실이 없어져 한 때 동네 모든 미용실을 한번씩 다 가봤던 기억도 있다. 그나마 지금은 맘에 드는 미용실과 미용사 분을 만나게 되어 머리 깎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 상태이다.
미용실의 모습은 참 분주하다. 내가 다니는 곳은 시장 근처에 있는 동네 미용실이지만 나름 규모가 있어서 일하는 사람도 많고 손님도 많은 편이다. 손님이 많이 밀린 상황에서는 일하시는 분들의 손과 발이 더 분주해지고, 손님들 말상대도 해주는 경우 입도 쉴새가 없어 보인다.
하루는 약간 늦은 오후에 머리를 깎으러 갔다. 사람 이 그리 많지 않아 내가 늘 머리를 맡기던 미용사분이 커트를 해줬다. 그런데 곁에서 머리를 깎던 그 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바빠서 점심을 못먹었던 모양이다. 늦은 점심도 못먹게 애매한 시간에 온 내가 괜히 미안했다.
지난주에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감는데 머리만 감겨주는 아르바이트 보조 아주머니 입에서 단내가 났다. 종일 얼마나 쉴새 없이 머리만 감겼을까 생각하니 그 입냄새가 불쾌하기 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새삼 미용사 분들의 노고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분들께 감사하다. 대기업도 미용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뉴스가 들린다. 동네 미용실 그분들에게도 영향이 있을거 같다. 나의 머리를 소중히 다뤄 주시고 멋지게 해주시는 그분들. 그래도 식사는 꼭 챙기시길, 건강 잃지 마시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