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천국 메뉴판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몇 년 전 인터넷에서 'KB Heaven' 이라는 글을 보고 사람들의 머리가 참 기발하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김밥천국'을 재미삼아 영어로 부르는 말이었다. 재미있기도 해서 난 KB 국민카드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같은 KB니 KB Heaven 제휴카드 좀 출시해보라고 나름 진지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었다.
김밥천국. 언제부터 우리 삶속에 들어와 있었는지 이제 기억도 안난다. 한 20년은 되었을거 같다. 지금은 이런저런 김밥 체인점이 더 다양해졌지만 김밥천국만큼 자연스럽고 친숙한 브랜드는 아직 별로 없는거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김밥천국을 종종 이용하면서 나만의 메뉴 선정의 기준이 생겼다. 나보다 더 김밥천국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만이 생각하는 나름의 노하우나 기준을 공유해 본다. 매장마다 메뉴도 좀 다르고 질적 차이도 있으니 아래 메뉴 얘기는 내가 이용해본 곳을 기준으로 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밣힌다.
1. '라면&김밥', '제육덮밥'은 진리
물론 위 메뉴 마저도 맛없게 하는 집도 있었다. 그래도 위 메뉴는 실패 확률이 낮고 맛이 평준화 되어있다. 그리고 라면 시킬 때 가끔 짬뽕라면을 주문해 보시라. 어떤 가게에서는 차별화된 괜찮은 짬뽕라면을 만나는 행운을 얻을 수 있다.
2. '찌개류'는 피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김밥천국 메뉴들의 조리시간은 6분 이내이다. 재료가 다 준비되어 있고, 중국집 못지 않은 빠른 회전율이 필요할 때도 있어서 그런지 음식이 빨리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깊은 맛이 필요한 찌개류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얼마전까지 순두부찌개를 주메뉴로 뽑았으나 이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요즘은 찌개에 넣어주는 순두부양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3. 맛도 있고 배도 부른건 '덮밥'과 '볶음밥'
배고프고 양이 큰 사람들은 덮밥이나 볶음밥이 좋다. 6분 조리에도 품질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찌개류에 나오는 조그만 공기밥이 아닌 주걱으로 퍼서 넓은 그릇에 여유있게 담은 밥이기에 허기진 배를 만족시키기에는 딱이다. 공기밥의 1.5배에서 많으면 2배까지의 양이 된다.
4. 땅속 진주같은 메뉴
일단 '치즈김치철판볶음밥'은 꼭 먹어봐야 한다. 주방 아주머니 인심에 따라서 모짜렐라 치즈의 양은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김밥천국 메뉴 중 나름 별미다. 그리고 혹시 주변 김밥천국에 '돌솥오삼덮밥'이 있으면 추천하고 싶다. 끝까지 식지않는 돌솥 안에서 풍부한 건더기들을 느낄 수 있다.
5. 새벽 혹은 이른 아침에 가보시라
김밥천국은 24시간 영업이 많다.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김밥천국에 갈 일이 종종 있는데 이 시간에 가면 뭐든지 풍부하다. 음식양도 재료도 아낌이 없다. 주방 아주머니가 밤을 새서 졸려서 그런건지
아니면 한가한 시간이라 마음에 여유가 있어서인지 맛이나 양이 이용 시간대 중에서는 제일 만족 스러웠다.
좀 더 쓸말이 있으나 글이 너무 길어졌다. 그냥 적어본 개인적인 취향이니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본인과는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재미삼아 비교해 봐도 좋을거 같다.
김밥천국 메뉴판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당신의 자세... 혹은 우리의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