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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Dec 29. 2020

소망의 포구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마음은 언제나 배가 고프다. 

하늘을 우러르는 헐거운 마음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피부를 스치는 한기에 진저리 치며 

애써 올려다보는 하늘이지만 

여전히 허기진 배를 채울 수가 없다. 


사방에서 욱여싸는 바람에

더더욱 견디기 어려워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여전히 눈길은 하늘을 향한다.


꿈속에서조차 가위눌린 채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며 바둥거리다

식은땀에 절은 몸으로 힘겹게 뜬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여전히 투명한 하늘이다.


피안의 항구에 정박한 나그네의 나룻배는 

서산에 넘어가는 부신 햇살에 

길게 목을 빼고 출렁거린다.

노을에 비낀 하늘도 배가 고프다.


붉게 타오르는 산야는 풍요를 머금고

허기진 배의 애절함은 아랑곳없이

하늘을 향하여 초점 잃은 눈망울 속에 

푸르른 하늘을 그려내고 있다.


고요한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외마디 울음소리가

아픔 가슴을 더욱 아프게 헤집어 놓는다.

달빛은 조요한데 허기진 배는 여전하고

하늘을 우러르는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작은 돌팔매질 한 번으로도 고요한 호수의 파문은 크지만

적막한 어둠 속에서조차 쉬지 않는다.

찢어진 가슴일지라도 포갠 두 손으로 

한아름 가득 가슴에 채우려 하늘을 우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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