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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Jan 27. 2019

소망

여전히 하늘을 향하여

 마음을 슬프게 만드는 것들 

그늘져 먹먹한 가슴으로 

허망함을 꿈꾸는 사람들.


삶에 대한 소망보다도

아픔에 겨워

지치고 처진 어깨로 방황하는 사람들.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지만 

전혀 다른 색깔로 숨 쉬는 사람들.

 

아아! 

오늘 바라보이는 세상은 

여전히 회색. 


눈부시게 새하얀 색으로 덧칠하고 

뽀얗게 환상적인 분위기의 

연분홍으로 입히고 싶은 충동으로 바라보는 세상.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숨죽인 사람들을 향해 

눈부시게 환한 소망의 노래를 

한 아름 안겨주고 싶다. 


흐르는 눈물조차도 

사치스럽게 여겨질 사람들 가슴에 

보랏빛 꿈속에서처럼 

잔잔한 파문이 이는 호숫가에 앉아 

가만가만 물살을 토닥거리는 몸짓으로 

평화를 노래하고 싶다. 


시리다 못해 아린 가슴으로 

아픔조차도 감각 없이 

그저 감내하는 민낯을 향해 

소리 지르고 싶다. 


이젠 다 끝났노라고 

이젠 다 지나갔노라고 

아픔도 탄식도 

절망도 고뇌도 

답답함도 어두움도 

외로움도 그리움도 

삭막한 바람도... 


이젠 모두 잊었노라고 

이젠 편안히 쉬어도 좋다고 

그렇게 고요함으로 

가만히 웃으며 말하고 싶다. 


작은 풀잎의 부딪는 소리라도 들려오기를 고대하며 

가만히 귀 기울이며 엎드린 채로 

가슴의 열망 만이 요동치고 있다. 


냉기로 가득 찬 벌판에서 

불오는 북풍을 맞대고 서서 

두 발은 땅을 딛고 서 있지만 

여전히 얼굴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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