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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Jun 07. 2017

공자

최인호 장편소설 2012년. 도서출판 열림원

  15세 때 배움에 뜻을 두었고 30세에 사고와 행동에 있어 자립하여 73세에 죽기까지 끊임없이 현실 정치에 대해 탐구하여 예수, 석가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의 일대기를 그의 삶의 과정을 더듬어가며 그려낸 최인호의 장편소설이다.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통해 고사성어가 만들어진 과정들을 현장감 있고 쉽게 풀어쓴 최인호 작가만의 독특한 필치가 돋보이는 책이다.    


제1장 첫 번째 출국 - 공자와 안자

제2장 두 번째 출국 - 노자와 공자

제3장 황금시대

제4장 세 번째 출국 - 상가지구喪家之狗

제5장 네 번째 출국 - 양금택목良禽擇木

제 6장 공자천주    


  책은 35세의 공자가 고향인 노나라를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춘추전국시대라 불리는 정치적 혼란기에 고향인 노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는 혼란한 정국에서 공자는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일신상의 안위를 도모하지 않고, 끊임없이 바른 도리를 추구하며, 세상의 권세에 굽신거려 아부하거나 타협하지 않으며, 부귀를 탐하지 않고, 중용의 덕을 도모하며 실천적인 언행일치의 삶을 추구하여, 한 곳에 안주하여 안온한 삶을 거부한 저항정신으로 학문에 정진한 공자는 철저하게 인간 그 자체였던 위대한 인격의 완성자였다.    


  공자는 죽기 전 6년 동안 인류의 교과서가 될 만한 경서의 편저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의 교과서는 육경이라고 불리는 시, 서, 역, 예, 악, 춘추의 6가지가 중심을 이룬다. 이 육경이 유가의 경전으로 후세 중국뿐 아니라 동양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공자가 남긴 것은 육경과 중국 최초의 시가집이었던 시경, 서경, 예기, 악기, 역경, 춘추, 논어, 효경 등 9가지의 경전을 정리 편찬한 것이다.    


  공자는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고 그 혼란한 시대를 이끈 출중한 인재들을 길러냈다. 공자의 학문적 업적을 계승하여 전승한 증자와 맹자를 통해 유학은 오늘날까지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2장에서, 중국 북방 학문의 흐름인 공자의 사상과 남방 학문의 흐름이 노자의 만남이 소개된다. 그 둘은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손바닥과 손등을 구분할 수 없듯이 서로 관계된 사상체계로 극명하게 다르면서도 또한 공통점을 갖는다. 끊임없이 노장 사상가들에 의해 평가절하 되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공자는 자신의 학문적 신념에 따라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사상적 체계를 완성해간다.     


  상갓집의 개라고까지 불리며 천하를 떠돌면서도 자기를 알아줄 군주를 찾아다녔던 공자, 끊임없는 삶의 고통 속에서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어 화합의 정치를 구현하고자 실천적인 모습을 보였던 공자는 말년에 이르러 현실정치의 한계를 깨닫게 되어 학문과 가르침을 통해 인간을 계도하는 쪽으로 눈을 돌려 경전을 정리하고 편찬한다.    


  공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할 수 있는 소개서라 해도 좋을 만한 책으로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게는 필히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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