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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Nov 01. 2017

적은 내 안에 있다

남강. 2005년. 평단출판사

  27세의 청년 남강이 1000권의 책을 읽고 터득했다는 자기와의 싸움에 대한 글이다. 자신을 알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인  젊음의 패기에 박수를 보낸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말을 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숱한 사람들이 인간 존재의 근본을 알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명쾌한 답은 없다. 인간에 대한 탐구는 학문의 최고봉이라는 철학의 한계를 넘어선다. 그 한계를 탐구하는 학이 신학이다. 즉 인간에 대한 탐구는 학문의 영역이 아니라 종교의 영역이라는 말이다.     


  기독교 신학에서의 인간론은 [하나님과 관계한 인간론]이다. 하나님을 모르면 인간도 알 수 없다. 인간이 하나님을 아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하나님의 자기계시를 통해서만 제한적인 신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 그것도 인간의 극히 제한적인 인식능력 안에서만 획득되는 지식일 뿐이다. 결국 인간이 하나님을 온전히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의 영역인 것이다. 인간이 하나님을 아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 속에서 창조주가 열어 보이는 제한적인 지식 안에서 인간은 신지식을 획득하며, 그 제한적인 신지식을 통하여 인간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지식을 획득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 신학의 인간론은 죄인으로서의 인간을 다루기 때문에 [인죄론]이 된다.    


  책을 읽으며 저자 남강이 자신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며 자신 안에 일어나는 숱한 문제들을 해소해 보고자 노력한 것에 대한 의미는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한계를 바로 알지 못하고 풀어나가는 내용들은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읽는 내내 성경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5)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아마도 남강은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법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이런 식으로 표현했을 것이다. 내면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래서 자신을 객관화하여 지혜를 구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상 인간 문제의 근본을 들여다보면 모든 문제의 본질은 자기 안에서 출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을 기독교 신학에서는 인간의 죄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시작에서부터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길을 시작하였기에 결과 또한 무한대의 탐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답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싸움이 있고, 그 싸움을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가에 대한 말은 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로서 그 싸움에 뛰어든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가 다양한 내면의 싸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느끼는 것만으로 일독의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책의 여러 곳에서 제시된 금언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일 것이다.    


• 인간이 굳이 달팽이를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달팽이에게 배울 것은 있다.

• 잃어버린 열쇠를 ‘잃어버린 장소’가 아닌 ‘더 잘 보이는 곳에서 찾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을 잘 모른다.

• 우물을 파다 우물에 갇힌다. 그 우물을 빠져나와 다른 우물을 파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 자신을 막아선 장벽에 대해 적응해버리면 그 장벽을 넘어서려는 시도조차 포기하고 만다.

• 세상에는 팔 수 있는 우물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아니다.

• 시작이 없으면 실패도 없다. 그러나 시작하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로 계속 나아가면 언젠가는 도달한다.

• 세상에는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

•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하지만 그 거울은 모순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투명하지도,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비추어주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 자신은 항상 시작점에 서 있는 것이고, 그 선 위에 서 있는 이상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 갖추고 있는 것이다.

• 회복의 유일한 길은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체이스

• 이것이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동안은 아직 최악이 아니다. -셰익스피어

• 세상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마음을 쏟는 사이, 내 자신의 발등에 떨어진 문제들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

• 스스로 괴로움에 맞서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은 서서히 성장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 괴로움들을 해결하는 노력을 통해 괴로움이 다가왔을 때 그것을 컨트롤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 현재를 부정한다면 그것은 주어진 현재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과 같다.

• 불평불만이란 자신의 무능함에서 오는 조바심이라는 사실을 빨리 알면 알수록 자기 향상의 길은 더욱 빨라진다. -와타나베 쇼이치

• 인간이 발전하는 과정은 무리 속에 속해 있는 순간에 있지 않다. 오히려 스스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을 알차게 쓸 때 더 많은 발전이 따르고 힘을 축적한 수도 있다.

• 적과 마음속으로만 싸움을 하는 것에 비해, 그 적을 눈에 보이는 대상으로 만들어 싸우면 훨씬 수월하게 이길 수가 있다.

•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까지 거짓말을 하는 유일한 생물이다.

• 나의 임무는 다른 사람에게 객관적으로 제일 좋고 귀한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순수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상대에게 전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

• 적을 이기기 위해, 그 존재를 무시하고 무조건적으로 배척한다고 해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할 때라야 비로소 적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도 쥐게 된다.

•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용서는 세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데는 한 가지 비결이 필요하다. 곧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샤르돈

• 가장 큰 싸움은 우리 자신의 영혼이라고 하는 고요한 방에서 벌어진다. -스티븐 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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