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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Dec 16. 2017

여백 餘白

마노瑪瑙 주용현

빈틈 하나 없이

빼곡히 채워지길

수도 없이 꾹꾹 눌러 담아보지만

어느 참에 빠져나갔는지 모르게

허해진 가슴팍에 훠어이 훠어이 휘도는 바람


설겅설겅 살얼음 시리디 시린 가슴에 생겨난 틈새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을 터 


그리도 목이 마르다는 것을

이제사 불현듯 깨닫고

허탈한 동공을 들어 하늘을 보듬는다.


숱한 여백이 모여

크막한 하늘 이룬

조물주의 솜씨를 바라보며

나 또한 하나의 여백이 되어

긴 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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