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을 직접 하는 작은 카페를 들러 오늘의 커피를 주문합니다. ‘오늘의 커피’는 왜인지 무엇이 나올지 기대되는 행운 뽑기 같은 마음이 듭니다.
평소에 마시지 않던 원두를 맛볼 수 있고 사장님이 천천히 내려주는 정성이 있어서일까요, 낯선 커피가 적잖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산미가 있는 커피는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산미가 조금 있다는 사장님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그래도 마셔보기로 합니다.
오늘의 커피이니까요.
아침 상담이 끝나고 오전에는 개인 작업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이 끝나고 선생님과 나눈 50분의 대화가 숲으로 향하게 했어요.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 숲으로 가서 새소리를 듣고, 비 온 뒤 풀냄새를 맡으며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누려야 했습니다. 불쾌한 대화는 아니었어요.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던 선생님의 눈빛이 아주 따뜻했고, 나의 슬픈 기억에 달달한 얇은 막을 감싸주었을 뿐이에요.
그것이 나를 숲으로 향하게 했습니다.
일상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도 정해져 있지도 않아요. 오늘처럼요.
때로는 마음 가는 대로 발길이 닿는 대로 흘러가야
오늘의 커피처럼 완벽한 오전을 보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