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한마디로 바보이다.
요즘같이 좋은 세상 누릴 수 있는 것을 하나도 누리지 못하고 산다.
맛있는 것, 먹고 싶은 것 사 먹지도 못하고, (사 먹으면 잔소리 듣기 싫어서)
좋은 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맘대로 하지 못하고 참 바보같이 산다.
그렇지만 그 남자 그렇게 사는 것에 비해 누릴 건 다 누리고 산다.
첫째 처남이 처갓집에 올 때마다 생전 먹어보지도 못한 맛있는 것들을 가끔가다 사다 주면 어린아이처럼 죽어라 좋아하고 먹는다.
그리고 핸드폰이 촌스럽거나 시대에 뒤떨어져 바꿀 때가 되면 말하지 않아도 첫째 처남이 알아서 교체해 준다.
결국은 남의 손(첫째 처남)에 의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맛있는 것 먹으며 최신의 폰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먹을 것도 그 남자 스스로 사 먹지는 못하지만 처남이 사다 주는 것만으로도 이것저것 잘 먹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그 남자는 자기 손으로는 자동차를 산 적이 거의 없다.
지금까지 다섯 번 자동차를 바꿨는데 맨 처음 직장에 들어가서 89년도쯤에 그 남자 손으로 프라이드를 산 것 빼고는 남의 손을 빌려 자동차를 교체했다.
두 번째 차는 결혼한 후 아내가 아이도 생기고 하니 차가 좀 너무 작다고 해서 2002년도에 아반떼를 구입했다.
아반떼도 약 10년 이상은 탄 것 같다.
그러다가 2014년쯤에 장인어른이 타던 소나타(2002년도에 그 남자가 아반떼 살 때 같이 산 것임)를 인수받은 것 같다.
그때는 프라이드에서 아반떼로 갔다가 생전 처음으로 소나타처럼 큰 자가용을 운전하다 보니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다음엔 둘째 처남이 지금 타는 소나타도 15년 넘게 타서 바꿀 때가 됐다고 자신이 타고 있던 기아자동차 "쏘울" 전기차를 그 남자한테 중고가격에 인도해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남자 생전 처음으로 전기차를 타게 되었다.
그게 아마 2018년도쯤이었나,
그러고 나서 오늘(2025년 3월 24일) 또다시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니로(2022년형)"를 처남으로부터 중고가격에 인수받았다.
그 남자는 "니로" 자동차를 처음 탄 순간 무슨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 기능이 있는지 깜짝 놀랐다.
이 자동차 정도면 집이 없어도 살 수 있을 거 같았다.
씻고 것만 빼면 자동차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물론 캠핑카도 있지만)
잠도 자고, 노래도 듣고, 영화도 보고, 히터도 틀고, 에어컨도 틀고, 밥은 사다 먹고,
자동차 안에서 생활하며 살아가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겠나 싶었다.
월세 그 비싼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좋은 자동차 한 대만으로도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사람들이여 주택을 소유하지 말자.
멋진 자동차를 소유해서 나만의 공간을 꾸미고 살아보자.
그 남자 요즘 자동차의 신세계에 흠뻑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