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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인 나에게도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생겼다

by 일상이 글이 되는 순간

오늘은 일요일인데도 새벽 일찍 눈을 떴다.

새벽 4시,

밭에 가서 농사일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청소할 시간도 부족하고 귀찮을 것 같아서 새벽에 청소를 마치고 출발하려면 이때쯤 일어나야 한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농사일을 도와주러 밭에 간다.

사실 오늘도 밭에 가려면 굳이 서울로 되돌아오지 않고 어제 농사일 마치고 장인 댁에서 잠을 자도 되는데 이런저런 껄끄러운 일(장인, 장모, 아내와 나 넷이서 밭일을 했는데 마치 나머지 세 사람이 짠 듯이 내가 하는 일마다 잘못한다고 공격했던 일)도 있고 해서 몸이 피곤해도 마음만이라도 편하려고 집에 가서 씻고 옷도 갈아입고 내일 새벽에 다시 오겠다며 나 혼자만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충 집안 청소를 끝내고 드디어 출발,

라디오를 켜서 93.9 CBS에 주파수를 맞춘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새벽 일찍 길을 나설 때는 찬송가와 찬양을 듣는다.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신의 은총을 받는 것 같아 좋아하게 됐다.


나는 밭으로 가는 내내 어제(토요일) 일을 곱씹어 보았다.

"따르릉"

점심때쯤 지나서 잠깐 쉬고 있는데 장모님의 전화벨이 울린다.


장모 : 어 인석(둘째 처남)이구나

처남 : 오늘도 밭에 갔어요

일할 거 있으면 부르지

장모 : 별일 없어서 연락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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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출판사의 '국어교과서작품읽기 중1시'를 읽고 운명인 듯 글을 씁니다. 삶이, 자연이, 사물이, 일상이 글이 됩니다. 우연히 내게 온 당신께 길을 내기 위해 노크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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