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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

아내가 며칠 집을 비운 사이

밀린 빨래들을 하고


대청소도 하고

조금 남은 반찬들을 한데 담아두고 밥 먹은 그릇들과 함께 설거지를 했습니다


설거지한 그릇들이 마르기도 전에

돌아서면 또다시 빈그릇들이 쌓이고


빨래가 마르기도 전에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기도 전에


집안 곳곳에 먼지가 쌓이고 새로운 빨랫감들이 쌓였습니다


그동안 회사 갔다 집에 돌아오면

아내가 그전보다 게을러진 것이라고만 치부했습니다


아내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꼭대기로 돌을 나르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론 그 돌이 다시 굴러 내리지 않게 받쳐주기라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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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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