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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집을 읽고

얼마 전에 회사에서 구독 중인 문화일보를 다가 백석 시인에 대한 기사를 보는 순간 내가 알고 있는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아닌 인의 다른 시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리나케 있는 도서관에서 대여를 해서 2018년도에 "청색종이"출판사에서 출간한 "사슴 : 수제본 시선"을 읽어 보았습니다.

모르는 단어들, 알 수 없는 의미들,

더러는 시의 리듬으로 이해하고 더러는 주석을 보고 단어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끝까지는 다 읽었습니다.

1912년도에 출생한 시인이 1936년도에 쓴 시를 읽고 그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의 연애, 사랑, 가치관, 인생은 잘 모르지만 그는 필경 마음이 따뜻했던 사람이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니다.

그는 녕 인간에 대해, 세상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지닌 시인이었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 독자에게 잘 알려진 시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지만 시집을 다 읽고 보니 에게는 "흰 바람 벽이 있어"라는 시가 더 좋았습니다.

백석 시인님이 들으시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백석 시인을 조금은 닮은 것 같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 백석 시인처럼 외모가 멋있다는 은 아니고 마음이 조금, 아주 쪼끔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인님을 더 닮아 가려고, 조금이라도 더 닮아 보려고 님의 시집을 읽고 나서 글을 한번 써봅니다.


일찍 퇴근하여 녁을 먹고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TV를 보고 있다

이 얼마나 요로운 행복인가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아직도 밖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여태껏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편치만은 않
바람은 더 세차게 어 데는구나


아직은 낯빛이 남아 있는 초저녁

퇴근길이 막히지 않아

생각보다 일찍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수선집에 옷도 맡기고

쌓여있는 음식물 쓰레기도

비워주려 했는데

바람 세차게 낙엽들을 감으며

생명 있는 것들을 매섭게 아세웁니다

나약한 인간인척 하려는 저는

밖에서 하려 했던 모든 일들을

다음에 하기로 순히 타협하고

집 안으로 을 들

이런 타협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불러와

슬픔을 각합니다

아들은 책상에 앉아

아내는 부엌에서 김치찌개를 끓이면

저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샤워기로 몸을 녹이고 밥을 먹고 있자니

아직도 퇴근하지 못해

배달음식을 시켜

야근하는 사람들이 른거립니다

저는 지금 따뜻한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스마트폰을 보며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과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니

왠지 서글퍼집니다


그 누구보다도 사랑을 갈망한 시인!

그는 진정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닌 따뜻한 시인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잘 닮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조금 닮아가려고 세상에 손을 내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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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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