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하며 배운 함께라는 가치

함께의 가치에 대해

by 함성희

새벽에 체육공원을 찾아가 보신 경험이 있나요? 저는 러닝을 즐기기 때문에 자주 체육공원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저도 새벽에 체육공원을 가는 경우는 아주 드물죠. 그날은 참 드문 날 중 하루였습니다. 토요일 아침 6시에 러닝을 하려고 체육공원을 찾았으니까요. 새벽을 열어주는 라디오인 조정식의 펀펀투데이를 들으며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운동장으로 가면서 '이 시간에는 아무도 없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보다 한산한 주차장을 보며 '역시 새벽에는 사람이 없구나'라고 확신했습니다.


러닝을 위한 준비운동을 간단히 하고 운동장을 향해 걸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제 예상을 무참히 박살 내듯이 많은 사람이 모여서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의 오만한 생각에 부끄러웠습니다. 공원에는 걷기, 뛰기, 축구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 속에서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저는 한번 러닝을 할 때 적게는 4km 길게는 7km 정도 러닝을 합니다. 러닝을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항상 4km 지점에서 고비를 경험합니다. 바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이런 생각이 납니다. '이쯤 뛰었으면 많이 뛴 것 같은데', '30분 이상 뛰면 건강에 안 좋은데', '이제 그만 뛸까?'라는 생각이죠. 이와 같은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만 뛰는 날은 4km를 뛰는 날이고 이런 생각을 이기고 더 뛰는 날이 7km를 뛰는 날입니다.


그런데 토요일 새벽 체육공원 러닝은 고비가 없었습니다. 7km를 뛰는 내내 단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죠. 그때 당시는 '컨디션이 좋았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평일 새벽에 체육공원 러닝을 하고 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새벽 러닝이 신기하게도 힘들지 않았다는 것을요.


'왜 힘들지 않았을까?'를 고민해 본 결과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제가 깨달은 것은 바로 함께의 가치입니다. 평일 새벽 체육공원과 토요일 새벽 체육공원의 차이는 딱 한 가지였습니다. 평일에는 사람이 없어 공원에서 혼자 러닝을 했고, 토요일에는 같이 발맞추어 뛰지는 않았으나 같은 장소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죠. 즉, 사람들이 함께 했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바로 함께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같이 러닝을 하지 않았으나 저는 한 장소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4km 고비를 느끼지 않고 평소보다 쉽게 달릴 수 있었죠. 저는 사람들에게 힘을 받았던 것입니다. 러닝하고 있는 저를 뒤에서 밀어준 것도 아니고, 힘내라고 직접 응원을 해준 것도 아닌데 그저 한 공간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힘을 받은 것이죠.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믿게 되었습니다.




"함께의 가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의 참 뜻은 함께의 가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함께의 가치는 상호성입니다. 운동장에서 각자의 운동을 하고 있었음에도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았던 것처럼 에너지를 주고받는 상호성에 함께의 가치가 있습니다.


상호성이란 이쪽저쪽 모두 또는 함께라는 '상호'의 뜻과 성질을 나타내는 '성'이라는 접미사가 결합된 단어입니다. 그러니 이쪽저쪽 모두 또는 함께라는 성질을 가진 단어입니다. 결국 함께의 성질을 가진 단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함께의 가치가 상호성에 있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음에 있습니다.


운동장에서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았던 것이 함께의 가치인 상호성입니다. 상호성으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이 곧 함께의 가치인 것이죠. 어떤 일을 함께 하면서 서로 용기를 주고 힘을 나누는 것이 바로 함께의 가치인 상호성입니다.


상호성이 성립되기 위해서 3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나 이외 다른 사람이 필요합니다. 자신 혼자서는 상호성이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상호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나 이외 다른 사람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존중이 필요합니다. 상호성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존중은 서로를 귀하게 대접하는 것입니다. 함께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하찮게 여기면 그 관계는 더 이상 상호적 관계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상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존중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다른 말로 응원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상호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에너지를 가져야 하며 그 에너지를 충전하고 높이기 위한 응원이 필요합니다.


결국 함께의 가치인 상호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람, 존중, 응원이 필요합니다. 요즘 같이 컴퓨터만 있으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는 시대에 사람, 존중, 응원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요. 저도 그런 의문을 품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AI가 구현할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존중과 응원입니다. 아무리 AI가 발달한다고 해도 존중의 눈빛, 행동, 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곁에 있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함께의 진정한 가치 구현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함께의 가치에 대해 글을 쓰니 오늘은 사람냄새가 진하게 나는 그런 사람이 그립습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겐 사람냄새라는 무형의 에너지를 주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떠올려봅니다.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나의 행동과 태도를 바르게 하려고 자연스럽게 노력하게 될 테니까요. 그런 사람이 되려고 오늘도 부단히 노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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