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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색 Oct 01. 2023

같은 마음이면 좋겠지만

서로를 바라 보았던 그순간만큼은 소중하잖아요,

길을 지나가며 두 손 마주 잡은 연인을 지켜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저 둘은 과연 서로에게 같은 마음을 품고 있을까. 저 마주 잡은 손이 과연 서로의 진심일까. 만약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진심이라면,  마주 본 사랑의 크기가 다르다면, 둘 중 누군가는 상처를 받게 될텐데.


참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다. 각자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사랑을 하는 것이 맞았기에, 그 사람이 견뎌야 할 상처까지 내가 걱정하는 것은 오지랖이 맞았다.


사랑을 했던 한때 그 사랑의 크기가 더 크기도 했고, 더 작기도 했던 나로서 그 사랑의 끝이 어떤 결과가 되는지 경험해보았다. 그렇게 이 오지랖에 합리화 한 스푼을 얹어 본다. 나 또한 한때는 마주 잡은 손 사이에 하트 모양이 새겨진다고, 그렇게 순수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던 사람이니까. 


그렇게만 믿을 수 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나이가 차곡차곡 한살씩 쌓이다 보니 손을 마주 잡았다고 해서 그들의 마음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모님들이 항상 말하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결혼은 현실이다.' 그들이 말하는 현실에서의 조건들은, 순수한 마음들을 저울질한다. 스스로의 마음을 속여가며 타인의 손을 잡기도 하고, 그 손을 놓기도 한다.


한동안은 스스로에게 실망도 하고 상대를 원망하기도 했었더란다. 서로의 마음이 같지 않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당연하게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객관적으로 바라본 사랑은 어느 형태든 바람직했다. 당시에 미친 듯이 싸우고, 가슴을 부여잡을 정도로 아팠더라도, 그것은 내 감정의 잔여물로 남아 성숙해지는 거름이 되었다. 


그러니 빌어본다. 저 두 손을 마주잡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 나중에 나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더라도 서로가 사랑한 시간을 헛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를.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는 것에 너무 상처받지 말고, 서로의 성숙을 빌어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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