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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Mar 02. 2024

드미트리 시쉬킨 내한공연

 PIANO RECITAL



이곳은 늘 북적인다.

사람과 사람을 사람이 가르며 조금 일찍 도착했다.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구역 10열 12번 좌석 시야이다.

다 좋은데 피아니스트의 손이 보이지 않느 좌석이다. 10번 좌석까지만 봐주만 한듯하다. 


곡은 대체로 훌륭했다. 평소 93.1 주파수의 라디오를 듣는 이들에게는 매우 친숙할 것이라 예상 된다.



관람평을 개조식으로 나열하고자한다.


1. 적막을 사러온 사람들. 

서울은 보통 소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달랐다. 쉬시킨의 페달 밟는 소리까지 들릴정도의 고요함. 앞사람이 머리를 넘기는 소리까지 들릴만한 고요함. 아마 모닥불이 있었다면, 그 모닥불의 타탁거리리는 소리가아닌, 화르륵하는 불꽃의 소리가 들렸으리라.

그 어느 누구도 소란스럽지 않았다. 연주자의 피아니시모의 작은 연주음까지 선명했다. 

고요했다. 어디서도 경험하기 어려은 고요암이었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이들은 적막과 고요함을 사러왔구나. 

관객들의 매너가 만점이었다. (가끔 연주자의 연주에 맞춰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다 꽥)



2. 예술의 전당만의 냄새.

각 공연장마다, 냄새가 다르다. 유독 예술의 전당에서는 당신들의 냄새가 혼재한다. 샤넬의 냄새. 디올의 냄새 조말론의 냄새, 바람의 방향에따라 당신들의 냄새가 교체된다. 아마 입생로랑의 냄새도 한몫했겠지.

바람의 방향이 바뀔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바뀌었다. 좋았으나, 공연관람에는 불필요한 요소였다. 방해가 되었다.

다짐했다. 사람들이 밀집한곳에서는 무취로 참석해야지



3. 드리트미는 마치 AI,같았다. 모든 건반의 누름의 세기와 박자까지 계산되어있는 철저한 연주였다. 

감정이 넘처나는 AI같은 그는, 모든것은 이미 꼐산되어다는 듯이 단 한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사실 난 약간의 이질감을 느꼈다. 아무래도 나는 미치광이 연주가의 색을 좋아하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프로페셔널함과 선율에 눈물이 찔끔났다. 

당신들과 함꼐였으면 좋았겠지만, 혼자인 사람들과 함께 우리를 이루어 관람한 행복한 연주회였다. 흐트러짐없는 연주가의 무대매너와 연주는 콘서트 티켓 한장 값을 훨신 웃돌았고. 모두 한마음이 되어 커튼콜에 커다란 박수를 보냈다.


다음번엔 함께하자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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