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나 May 01. 2024

허기에 쫓긴 고백

작은 벌레들에게.



너의 작은 발은 나의 눈물샘을 밟았다.

오늘 네가 한 말은 위로이자 비난이었으며 연민이자 원망이었다.

한낮의 고드름은

사막의 열기를 견디지못해 비실대며 눈물을 흘린다


고드름에 젖은 옷소매로

비로소 너에게 고백한다


신기루를 쫓다가 오아시스가 마르는 줄 몰랐다


아니 원래 이곳은 초원이었는지도 모른다

초원을 등을지고 신기루에 한발다가가고

오아시스의 물을 퍼마시며 신기루에 한발 다가갔고.


메트로놈 사분의 일박자에 맞추어

자책감이 옷소매에 떨어진다

배가 고픈지도 졸린지도 모를 만큼의

커다란

자책감에 시들거릴때


오아시스에 살아남은 작은 벌레 두마리가

나의 발꿈치를 꼬옥 안아준다


이제,

나의 눈물로 오아시스를 채울 때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