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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 Jun 27. 2024

처형장


아버지는 환호하셨다

그들의 머리 숙임에 그들의 사과에 

졸렬하게 꽃을 뿌리셨다

그들의 유약한 머리 위로 


나는 말을 잃었다. 12세의 나는

처참한 광경에 말을 잃고


아버지를 따라 환호할까

한껏 밟혀버린 저들을 위로할까

나는 어려웠다. 12세의 나는


아이러니와 모순을 배웠다

서글픔과 쾌감이 교차했다

남의 슬픔이 당신에겐 행복이구나


이제 묻는다 

너의 슬픔도 나의 행복일까

나의 슬픔은 너의 행복일까


수치심으로 목이 사라지는 그들과 

환호와 환성으로 소리치는 그들의 축제는

나에게 은밀한 섬을 만들어 주었다

고귀한 악마가 살고 있다 

그 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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