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사람의 특징(희망편)

그럼에도 내가 좋은 이유

by 소요

‘선하고 성격이 원만하신 분이 좋아요. 너무 예민한 분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소개팅할 때 어떤 사람을 선호하냐는 질문에 가장 많이 들은 대답이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예민한 사람은 싫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는 예민한 사람은 소개팅 시장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억울했고 그러면서 반박하지도 못했다. 왜냐면 나도 나의 예민함이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그래도 저 꽤 괜찮은 사람인데요?’


최근에 예민한 사람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예민함’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예민한’, 혹은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성이 부족한‘ 존재로 그려지고 개선해야 할 성격으로 인지되었다. 그래서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과 내가 다르다는 생각에서 오는 고통에다 내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서 오는 고통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예민함은 극복해야 하는 문제도 아니고 없애야 하는 결점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예민함을 조금 더 사랑스럽게 보려고 노력했고 내가 가진 장점에 주목하려고 했다. 예민한 사람은 같은 자극에도 더 강하게 반응하는데 즉, 다른 사람보다 내면적으로 강한 각성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정적인 사건을 겪으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다시 말하면 긍정적인 일에 더 크게 반응하며 더 큰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발견한 예민한 사람의 장점을 다음과 같다.


1. 내면 세계가 풍부하다.

나는 미세한 어감의 차이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고 그래서 시를 좋아한다. 시를 읽으면 내가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의 통로가 생기는 느낌이고 더 감도 높게 나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나의 내면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한다. 나는 음악, 시, 그림에서 내면이 풍부해짐을 느낀다. 좋은 시를 발견할 때면 내가 시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큰 안도감을 느낀다.


2.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

타인과의 분리를 못할 정도로 감정을 이입해서 완전 동일시하는 것은 분명한 문제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공감 능력은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감 능력이 발달해서 나와 다른 생각과 환경에 있는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고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나와 다르다고 해도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쉽게 이해해서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다 보니 큰 갈등 없이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


3. 창의적이다.

사실 어떤 게 창의적인 것인지 분명하게 정의 내리기 어렵지만 나는 나의 아이디어가 ‘식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내 생각이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보다는 독창성과 예술성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가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글을 쓸 때, 그림을 그릴 때, 수업 준비를 할 때!


예민한 사람의 특징 절망편과 희망편 중 어떤 글이 쓰기 더 쉬웠냐 하면은 불행히?도 절망편이다. 사실 예민한 사람의 단점을 꼽으라고 하면 하루 종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오랫동안 미워해 왔다. 하지만 분명 장점도 존재한다. 그 장점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사실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스스로를 연민하고 돌보는 능력이 레벨업 된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쪼렙이라 어렵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꾸준히 나를 돌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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