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지도 모른다. 너도, 나도.
저기 저 애 웃는다.
'날 보고 웃나?'
저기 저 애 친절하다.
'나한테만?'
호기심이 호감으로, 생각이 상상으로.
매일 지나는 길에 마주쳐도 운명 같고
괜히 내 옆에 와 서 있는 것도, 왠지 모를 이유가 있는 것만 같다.
나에게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것도
'식사는 하셨어요' 물어보는 것도
유의미한 관심으로 읽힌다.
뚱한 표정으로 있는 날엔 나 때문에 그런가 싶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 날엔 나로 인해 그런가 싶다.
모든 말과 행동이 오로지 나에게로만 향해 있는 것처럼,
그렇게 온몸으로 착각하면서 금세 또 설레고 만다.
그렇게 설레고 난 뒤엔, 또 혼자.
그리고
다시 또, 설렌다.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네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아무것도 못할 거면서... 상상에 상상을 더해 설레고만 있는
소심한 자뻑쟁이들의 세상.
그렇구나,
세상은 넓고 사랑이 고픈자들은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