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갖고 싶은 물건을 샀을 때,
첫 취업을 했을 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릴 때. 행복은 찰나였다.
잠깐의 만족은 금세 행복을 먹어 치우고 또다른 불만으로 채워 넣는다.
새로운 만족을 찾아 떠날 채비를 하고 이내 항상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된다.
앞으로도 계속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다. 딱히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을 감수하기 싫은 이 고약한 심보는 나를 꽤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었다.
애초에 만족의 잔향은 손짓 한 번에 흩어져 버릴 정도로 오래 가지 않았다.
무언가를 좇고, 얻고, 무뎌지고, 반복된다.
익숙한 실수는 어김없다.
큰 틀에서 보면 항상 똑같다.
저 가파른 언덕 끝까지 큰 돌을 낑낑대고 밀어대면 다시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다음 언덕에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으리라 믿으며 미련함은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채근한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굴레 속에서 나는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고싶다.
누구나 아는 사실은 현실이 닥쳐야 실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