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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이란 신기루

단상

by Han

공정함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공정함을 추구한다. 왜일까.


인간은 태어날 때 부터 다르다.

누군가는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누군가는 그저 평범하거나, 혹은 나약하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차이를 불공정하다고 표현한다.


과연 우리 삶에 공정함 이라는게 존재할까?


스포츠에선 규정과 규칙이 있다.

이를 어기면 페어 플레이 정신에 벗어난다고 한다.

심판은 규정을 통제한다.

사람들은 통제 받기를 원하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허점을 노려 통제를 벗어나고자 한다.


삶은 정교하게 구성되어 규칙 같은걸로 규정할 수 없는 복합적인 세계다.

심판은 없다.

우리 개개인이 심판이 되어 우리들만의 잣대로 서로를 평가한다.

그리고 다수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낸 선을 벗어나면 범죄자가 된다.

하지만 예외와 탈출구는 늘 존재하며, 이 또한 공정하지 않다.


사람들은 비교를 좋아한다.

비슷한 삶을 사는 이웃이 잘되면 배가 아프다.

비슷하게 못난 줄 알았는데 나보다 잘 산다고 하면 뭔가 잘못된다 생각한다.

그들처럼 올라가기 보단 끌어내리는 편이 더 쉽다.

그게 더 효과적이고 비참한 자신의 삶을 합리화 하기에 탁월하다.


게임과 같이 직조된 세상처럼 인풋과 아웃풋이 비례치 않다.

삶은 직관적이지 않다.


애초에 공정함은 신기루와 같다.

소년만화처럼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피라미드 구조가 아니다.

모험 첫날 갑자기 끝판왕 보스가 나타나서 무참하게 짓밟힐 수 있는게 현실이다.


공정함은 비겁한 변명이자 합리화를 위한 나약한 부르짖음이다.

공정함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불합리함에서 살아남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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