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에 상파울루를 추가한 이유는 단 하나. 브라질로 간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이 친구가 주재원으로 한국에 온 첫날, 나는 환영파티를 열어주었고 우리는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되었다. 힘들고 답답한 일이 있으면 우리는 회사 앞 포장마차로, 맥주바로 향했고 그렇게 고단함을 털어내고 서로를 위로했다.
Best Friend, I bought my sofa, did you? I still recall my first Friday in Seoul, and we were drinking at some random places that I could never remember, and the trip to Tokyo, Jeonju. Fun time! For some reasons, we can talk to each other very well and I know that you are always looking out for me. Perhaps, it was your personality that make people trust you. And I trust you. To more soju and random drink in random places!
2019년 5월 16일 친구가 보낸 메시지. 이땐 우리가 브라질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친구는 이태원에서 크로스핏을 하다 인생의 사랑을 만났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고 그가 있는 프랑스로 가 팍스를 맺었다. 프랑스에는 팍스 (PACS)라는 제도가 있다. 팍스는 시민 연대계약(Pacte civil de solidarite)의 줄임말로 두 성인이 서로의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다. 결혼한 부부처럼 세제 혜택, 건강보험 혜택, 자녀 교육 지원 등을 누리면서도 행정 절차는 간편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2020년 프랑스에서는 팍스를 맺은 커플이 결혼을 한 커플보다 더 많았다.
이후 둘은 함께 브라질로 떠났다. 친구는 상파울루에 살면서 사업을 시작했고 포르투갈어와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
“여러 번 실패하고 몇 번 좌절했어. 그리고 끝없이 배우고 있어. 내 유일한 후회는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거야. “
내 주변에 인생의 방향을 틀고, 새로운 곳에서의 삶을 시작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용기의 원천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친구는 서로를 지켜줄 파트너가 있다는 것, 자기 편이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을 준다고 했다. 우리의 긴 대화는 ‘사랑이 전부다’로 마무리되었다. 친구의 사랑과 모험을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