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한중 Feb 05. 2021

어서 오시게, "봄!"

2021년 봄은 모두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봄'이어야 한다


성급한 마음에서 일까? 삭풍(朔風)은 아직도 불어오는데 마음은 벌써 봄의 소리가 계곡의 물소리로부터 전해오는 것만 같다.


매년 찾아오는 자연의 섭리지만 2021년 봄(春)이 그렇게 설레고 기다려지는지 모르겠다. 봄의 문턱이라는 입춘(立春, 2월 3일)지났으니 이제 깊은 산속의 쌓였던 눈도, 얼음도 녹아내릴 것이다. 경칩(驚蟄, 3월 5일)도 얼마 남지 않아 모든 생명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니 마음 가득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다.


눈 속을 뚫고 피어난 봄의 전령사 복수초




코로나 19 백신 국민 무료접종도 시작된다고 하니 마음도 가볍다. ‘백신’이  곧 ‘민생’이고, ‘경제’라고 하니 접종이 시작되면 면역인구가 늘어나, 1일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봄이 기다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만, 끝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전쟁(?) 중인 지금을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국민들이 얼마나 경각심을 갖고 방역지침을 잘 지키느냐 하는 것이 유행 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마음이 앞선다고 봄이 성큼 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뛰는 가슴을 억누를 수가 없다. 봄은 언제쯤 오는 걸까? 사람마다, 지역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땅이 촉촉해져야 온다.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에서 온다. 냇가의 버들강아지로 부터 온다.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온다. 바닷바람으로부터 온다. 보도블록 사이의 쑥이며 냉이며 민들레로부터 온다. 남녘 매화의 몽우리로부터 온다. 통영 서호시장의 도다리 쑥국으로부터 온다.


아니다 강원도에서는 바다에서 가자미가 잡히기 시작해야 봄이 왔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봄은 오는 것이 아니라, 겨울 속에서 움(새싹) 트는 것]이라고 한다.   




     

올 2월은, 28일까지로 지난해 2월 보다 하루가 짧아(29일까지는 매 4년마다 1번) 바쁜 시기다.


〈농촌에서는〉 새해 영농교육과 벼농사에 필요한 고품질 우량품종(볍씨 종자) 준비는 물론 보리와 마늘 밭 배수로 관리, 양파 웃거름 주기, 과수원에서는 퇴비 살포 및 나무 전지 하기, 한우와 젖소 등 가축은 호흡기 등 질병예방과 운동시키기를 해야 한다.


경기도 이천에서는 입춘대설에 내린 눈이 녹지도 않았는데 비닐하우스 논에서 2월 4일 전국 첫 '겨울 모내기'를 했다고 한다. 약 300여 평의 작은 규모지만, 이천 광역쓰레기 소각장에서 소각 때 발생하는 열로 데운물을 끌어와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영상 20도로 유지해 주는 수막재배(水幕裁培) 방식이라고 한다.


〈어촌에서는〉 그물 손질, 우량 수산종묘생산, 어선 보수와 전자장비 점검, 항ㆍ포구 및 바닷가 대청소 등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주변 곳곳에 널려있으니 분주할 수밖에 없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으니 모든 것을 서둘러야 한다. 겨우내 입었던 옷과 이부자리 교체며, 금연ㆍ금주(禁酒), 다이어트, 취업 등 새로운 계획과 목표도 정해야 한다.

    

3월이 오면 아무리 춥다고 해도 푸르름이 움트고, 양지바른 곳에서는 달래ㆍ냉이ㆍ고사리ㆍ민들레ㆍ두릅ㆍ취나물ㆍ씀바귀ㆍ곰취 등 봄나물들이 속속 고개를 내민다. 복수초ㆍ목련ㆍ개나리ㆍ진달래ㆍ벚꽃ㆍ매화ㆍ수선화ㆍ튤립ㆍ산수유ㆍ모란 등  각양각색의 꽃들이 차례로 필 때면 우리 식탁도 봄 향기로 가득할 것이다.


2월 중순쯤에야 핀다는 '매화'가 올해는 어떤 희망을 전해주려는지 예년보다 20여 일을 앞당겨 꽃망울을 터트렸다고 한다. 벌써부터 우리 마음을 환하게 해 주니 1년 내내 기쁜 소식만 전해올 것 같다.


빗방울이 맺혀있는 매화(제주 월정사, '21.01.26)

                                                             

활짝 고개 내민 홍매화(부산, '21.01.24)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다. 소낙눈(폭설)을 굳건히 이겨낸 ‘보리 싹’이나, 혹독한 겨울을 견딘 ‘매화’처럼 사람들은 또 한해를 슬기롭게 헤쳐갈 것이다. 아무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인지 그날만을 기약하며 모두 열심히 살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수도권에 하루 확진환자가 사상 최대인 네 자릿수로 급증할 때 사투를 벌이던 의료진과 방역인력은 물론 의료현장을 찾아준 또 다른 간호사와 의료진 그리고 의료시설을 통째로 내어준 국민이 있었다는 보도는 우리에게 큰 감명을 선사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남녘에서는 60~120년 만에야 볼 수 있다는 대나무 꽃도 활짝 피었다고 한다. 좋은 징조인 만큼 봄부터는 코로나가 소멸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찬바람이 아직은 매몰차다. 겨울은 폭설과 강력한 한파가 찾아와 2년 만에 한강이 얼고, 바다가 어는 등 모질게 다. 봄이 되면 꽃샘추위도 있을 것이다.


부디 올해는 [봄눈 녹듯이]라는 말처럼 모든 것이 달라지는 그런 봄이었으면 참 좋겠다. 경제도 살아나고, 일자리도 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기업인들 모두 다 함께 일어설 수 있어야 손꼽아 봄을 기다린 보람이 있다.


「어느 해고 봄이 오지 않은 해가 있었던가? 그런데 우리는 늘 가슴 설레며 봄을 맞이한다. 마치 처음 데이트 장소에 나가는 것처럼... 봄이 오는가 싶어 가 보았더니 봄은 이미 와 버렸네...


아! 봄이 오면 어떡하나? 골짜기마다 봄꽃이 피면 그일 어떡하나? 꽃마다 나비가 날아들면 그일 어떡하나? 차라리 눈 내리는 겨울이면 춥기나 하지. 봄이 와 꽃이 피고 그 향기 온 들판에 가득하면 어이하라고 또 봄은 오는가?/ 풍경과 사람(블로그)」라는 탄식이 우러나오는 [찬란한 봄]이어야 한다.



나의 다정한 말 한마디, 작은 미소, 행동하나 가 누군가에 전해져 서로가 움트는 봄을 느낄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일 것이다. 코로나 19 확산 주범은 ‘기침’보다 ‘대화’를 통해 더 많은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고 하니 대화 시에도 마스크 착용하는 일은 절대 잊지 말고. ^-^


코로나 19 방역 홍보 스티커




작가의 이전글 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옳은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