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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Jan 15. 2021

무엇이 정의고, 무엇이 옳은가

'누가 옳은가' 보다 '무엇이 옳은가'여야 한다.


조선시대 선비 중 많은 저술(著述)을 남긴 대학자(大學者)로 다산 정약용과 우암 송시열, 율곡 이이 그리고 퇴계 이황 등이 있다. 그중 퇴계 이황(退溪 李滉, 안동 출생)은 당대(當代) 문신(文臣)이자 학자로 풍기군수(현. 영주시장)와 단양군수를 지냈으며, 우리나라 천 원 권 화폐 앞면에는 그의 초상화가 그리고 뒷면에는 도산서원(陶山書院) 전경이 있는데 이곳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후진 양성과 학문연구에 몰두하였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독학으로 학문을 익혔으며, 학문에 몰두할 때에는 천둥과 벼락이 치고, 소나기가 내려 마당에 널어놓은 나락이 모두 떠내려가도 모를 정도로 심취하였다고 한다. 높은 학식(學識)과 선비정신은 「아는 것을 실천하는 삶」에 철저했으며, 평생 자신을 낮추고, 신분이 낮은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며 살아온 분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다.   

  

도산서원(사적 제170호)




미국의 정치 철학자이자 최연소(27세) 하버드대학교 교수였던 마이클 샌델(68세)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무엇이 평등하고 공정한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해답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가 “정의”(正義)이며, 이기심 없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정의로운 행동의 출발점”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가?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고 부조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국민은 없을까?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는 지켜진다고 믿을까? 국민을 서로 편 가르고 갈라치는 일은 과연 없었을까? 일부 지도층의 부도덕한 행위애 대해서는 또 어떻게 볼까? 법치(法治)가 권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걸핏하면 입법을 발의하는 모습을 보며 ‘법에 의한 지배’를 하겠다는 뜻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까?  '정치란 무엇이며, 국민은 어디에 있는지, 지도자는 무얼 하고 있는가'라고 항변하고 싶은 국민은 없을까?


국가나 지도자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면 결코 정의로운 나라라고 할 수는 없다. '무엇이 정의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국민은 궁금하다. 국가가 공정(公正)하고, 정의로 울 때 원칙이 서고, 국가의 운영과 사회질서 유지 그리고 경제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공직자도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정의는 편 가르기의 수단이 되어서도 아니 된다. 한번 무너진 도덕과 양심은 믿음을 주기는 커녕 뿌리깊은 정치 불신만 낳기에 요즘처럼 정의를 외치던 시절이 있었을까 싶다.  


정치는 물론 세상 모든 일들이 정의롭지 않으면 국민의 삶은 태풍에 부서지는 조각배 신세가 되는 건 진리다. 그러기에 국가는 사회 곳곳에서 꼭두새벽부터 정의롭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과, 우리가 모르는 이들의 그늘진 삶을 헤아려야 한다. 빈곤의 악순환과 대물림을 끝내고, 고통에서 하루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노력을 지도자가 앞장서고, 국가가 보듬어 줄 때 국민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일본 식민지배와 한국(6.25) 전쟁, IMF 외환위기(‘97년), 글로벌 금융위기('08년)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총소득 3만 1천 달러(‘18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전 세계가 부러워할 만큼 자랑스럽게 성공한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삶을 살아도 힘겨운 일상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답지 않은 모습이다.



   

역사는 유구(悠久)하게 이어진다. 코로나 19 광풍에다 고용 절벽에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저소득 가정 등 많은 국민이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희생을 감내해야 할지 모른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정의롭고 옳은 삶인지? 답답해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정신문화의 성지이자, 유학사상의 정신적 고향인 도산서원(陶山書院, 경북 안동)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에 세워진 곳으로 선비의 삶이 어떠했는지 곳곳에 스며있다.


퇴계 선생은 평소 “무엇이 옳은가 질문하고, 삶으로 답해야 한다.”라고 하셨으며, 또한 “몰라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의 죄가 아니며,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것은 참된 앎이 아니다.”라고도 하셨다. 


‘말(사람)’보다는 ‘지혜(생각)’가 필요하며, '불의'보다는 '정의'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기 위해서는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인의 얼(정신)”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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