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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Sep 17. 2021

건강과 식습관 개선

'음식 공유문화개선'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올해 5살 된 작은손자 녀석이 식탁에 앉아 숟가락만 들면 “할머니 국물 주세요.”한다.


필자가 성장하면서 어른들로부터 터득한 지혜라고 생각해서 손자들 밥을 먹일 때 먼저 물을 먹이거나,


숟가락을 된장국에 담갔다가 먹이곤 했던 것이 아이의 머릿속에 인식되어 있어 밥 먹기 전에 하는 당연한 행동으로 알고 있는것 같다.




현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은 약이고, 약은 곧 음식이다.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의사도 못 고친다.」라는 말을 하였는데,


어쩌면 한식의 중심 철학인 약식동원(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 사상과 맥을 같이하는 것 같다. 질서 없이 뒤 섞여 있는 듯 보이지만, 음식마다 우주의 원리가 살아 숨 쉬는 것이 바로 '한식'이라고 한다.


하지만,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온 정이 가득한 우리나라 ’음식 공유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감대를 얻고 있다.


국ㆍ탕ㆍ찌개(된장ㆍ김치)로 이어지는 상차림 등 식문화의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음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밥상에 국물이 있는 음식이 없으면 밥 먹은 것 같지 않다.”라고 할 정도로, 한국인만큼 국물을 즐기는 민족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의식주 중에서도 식(음식) 문화 개선이 안 되는 이유 또한 대대손손 이어져 내려온 미풍양속과도 연관이 있어 어쩌면 베이비부머 세대까지는 최소한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일제강점기 수탈로 인한 빈곤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부족한 식량에다 미국과 UN의 원조에 의존하다 보니 배불리 먹는 욕구 충족형 식생활이 이어져 온건 사실이다.


3만 2천 달러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아직도 밥 먹는 풍습은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더욱이 할아버지ㆍ할머니, 아버지ㆍ엄마, 형제자매 등 3~4대가 함께 성장한 세대들의 밥상에는 늘 뜨거운 밥과 국, 탕, 찌개 그리고 숟가락과 젓가락이 반드시 놓여 있어야 했고,


여름에도 오이나 미역 냉국 하다못해 국이 없으면 냉수라도 밥그릇 옆에 나란히 있어야 완성된 밥상으로 알았다.


밥 먹는 순서도 엄격해, 집안에서 가장 높으신 어른이 숟가락을 들어야 뒤따라서 남은 가족들도 순서대로 숟가락을 잡을 수 있었으며, 숟가락을 들면 가장 먼저 국이나 된장 등 국물부터 떠먹은 후 밥을 먹는 것을 순서로 알았다.


어린아이 밥 먹일 때도 물 한 모금을 먼저 먹인 후 밥을 먹이는 것은 어느 가정이나 법도(?)였으니, 4계절 내내 밥과 국은 실과 바늘처럼 함께했다. 숟가락을 밥상에 내려놓는 일 또한 어른보다 먼저 놓으면 안 되었다.


어른이 내려놓아야 밥을 다 먹었다는 표시(행동)로 받아들였으니 숟가락의 역할이란 정말 중요했고, 지금도 밥을 먹을 때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건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반면에, 젓가락으로 밥을 먹으면 “무슨 불만이라도 있니?, 반찬이 없어서 그래?, 왜?  깨작깨작 먹니?, 밥맛이 없니?”라는 어른들의 꾸짖음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자란 베이비부머 이상 세대들은 지금도 밥상에 국과 국물이 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손이 먼저 가는 걸 보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고깃집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입에 넣은 젓가락으로 고기를 뒤집는가 하면, 부모가 쓰던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아이들에게 반찬을 떠주는 모습은 한국에서나 있을법한 일들로 매우 낯선 풍경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청결을 우선하고 있어, 식사 전에 손 씻기, 음식물 개인 그릇에 담아 먹기, 고기 구울 때 개인이 쓰던 젓가락 사용하지 않기, 상대방 접시나 숟가락에 음식 얹어주지 않기, 한 그릇에 담긴 김치나 찌개ㆍ국은 개인 그릇에 덜어 먹기, 된장찌개나 양념장 뜰 때 개인 수저 사용하지 않기,


식당 테이블 위에 물컵ㆍ수저통ㆍ양념 통 공용 사용하지 않기, 식탁 바로 옆 휴지통에 입 닦은 휴지 버리지 않기, 술잔 돌리지 않기 등 위생적인 식문화를 가정과 사회에서 모두 실천하고 있다.


정부도 푸짐한 상차림을 선호하는 외식문화를 개선하고, 위생적이고,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 제공은 물론 남은 음식 재사용 안 하기, 소형ㆍ복합찬기 이용하기, 과다한 상차림 배격하기,


먹을 만큼 주문하고, 음식물은 남기지 않는 생활습관 기르기 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지만, 정착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더 지속적인 노력과 홍보가 뒤따라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식문화가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3~4대가 밥상을 중심으로 들러 앉아 오순도순 밥을 먹는 모습은 외국인이 보기에도 훈훈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어쩌다 반가운 친구를 만나도, 친척 집을 방문해도, 직장동료와 약속도 대부분 ‘밥’으로 시작한다.


“언제 식사 한번 하자, 밥은 먹었니? 식사하셨어요? 밥은 먹고 다니니? 배고프겠다. 밥 차려 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오늘 점심(저녁) 약속 없으면 식사나 함께할까?” 등 밥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체로 특히 소중한 사람과는 필수인 것 같다.


외국인들 역시 이러한 ‘한국 전통의 식사문화를 통째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선진 강국답게 비위생적으로 생각하는 분야를 하나씩 개선해 간다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식문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식사 후엔,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발생하는데, 연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만 8,00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실천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처럼 보이지만 일반 쓰레기로 분류(처리) 해야 할 것]들이 많다.


 “뼈와 발톱, 이빨, 털(소ㆍ닭ㆍ돼지 등)/ 핵 과류 씨앗(복숭아ㆍ망고ㆍ매실ㆍ살구ㆍ자두ㆍ체리ㆍ감)/ 견과류 껍질(호두ㆍ땅콩ㆍ밤ㆍ은행ㆍ잣ㆍ도토리)/


과일(파인애플ㆍ코코넛ㆍ수박) 및 귤ㆍ쌀겨ㆍ왕겨ㆍ양파ㆍ마늘ㆍ생강ㆍ옥수수 껍질/ 대파 뿌리/ 갑각류(게ㆍ가재 등) 및 패류 껍데기(조개ㆍ소라ㆍ전복ㆍ굴 등)/ 생선 가시 / 한약 달이고 남은 찌꺼기/


일회용 차 티백(보리ㆍ녹차 등)” 등이니 정확히 알고 실천하면 좋겠다. 이미 다 알고있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첨언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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