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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주보기 Jun 15. 2019

한국군 주력전차 K1A2

정성을 다했기에 망작이어도 제일 좋다

지난 K2 흑표 조립 이후 한국군 위장색 도색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는 아카데미에서 나온 'K1A2'를 제작하였다.  조립을 마음먹고 키트를 구입하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제품 검색은 많이 되었지만,  구입하려고 하면 모두 품절이었다.  4개 사이트에서 품절로 결제가 취소되는 사태가 오니깐 멘붕이 왔다.  거의 구입을 포기하려던 차에 옥션에서 '재고 4개 남음' 이라는 메시지가 있는 제품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판매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K1A2 재고 있나요?"

"네, 재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K1A2'가 우리 집에 도착했다.



조립 계획을 세우다

'이번에는 한번 제대로 만들어보자' 라는 마음으로 서둘러 조립하지 않기로 했다.  먼저 매뉴얼을 상세히 읽어보고 조립과 도색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순서를 기획했다.


궤도 조립 (연결식 궤도로 궤도 조립에 약 10시간이 소요된다)

하체 조립 (휠과 휠이 연결되는 서스 조립이 주다,  특히, 휠을 하체에 조립 후 서페이스를 뿌릴지, 아니면 분리해서 뿌릴지 조립하면서 결정해야 한다.  휠 부착 후 안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휠이 접착제가 없으면 붙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립해봐야 안다)

포탑 조립 (제법 자잘한 조립 부품이 많다.  포신 가동을 위해 접착제 사용에 주의해야 하고 특히 편광 스티커 부착 시점을 조립하면서 결정해야 한다)

상체 조립 (상체 조립은 비교적 간단하고 쉽다.  다만, 상제와 하체를 어느 단계에서 연결할지 결정해야 한다)

서페이스 도색 (가능한 휠이 연결된 상태에서 뿌리는 게 좋다.  그게 편하다)

기본도색 (타미야 캔스프레이로 할 건데,  어떤 색을 써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기본 도색 전 휠은 분리한다)

마스킹 (위장색 도색을 위해 블루텍과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해 마스킹을 진행한다)

위장색 도색 (타미야 캔스프레이로 진행,  역시 어떤 색을 써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궤도도색

지렁이 도색 (한국군 위장색에만 있는 측면과 전면, 후면 하체에만 그리는 검은색과 흰색에 가까운 사막색, 붓 도색으로 타미야 에나멜을 이용해 도색할 계획이다)

마감재 코팅 (먹선 작업과 필터링 작업 전 기본 도색 보호를 위해 마감재를 한번 뿌린다)

필터링 (기본 위장색에 색감 변화를 위해 필터링 예정)

먹선 작업 (모델의 입체감 표현을 위해 필요)

마른 브러싱 작업 (전차의 각진 부분에 페인트 벗겨진 표현을 위해 사용 예정)

데칼 작업 (가능한 현재 운영되는 부대마크나 표식 적용)

마감재 코팅으로 마감


조립 계획을 세우고 보니 갈길이 멀게 느껴졌다.




K1A2 전차에 대하여...

한국군 주력전차여서 그런가?  도색과 데칼을 위해 이것저것 연구를 하다 보니 한국군 주력 전차 K1에 대해서 몇 가지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었다.


K1전차 : 1980년대 북한군 주력전차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M1애브람스를 개발한 미국의 제너럴 다이나믹스사에서 M1애브람스 플랫폼을 근간으로 개발,  그래서 미군들은 K1전차를 '리틀 애브람스'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K1전차의 주포는 105미리고 우리나라 국방부의 요구사항으로 서방 전차 중에서는 가장 자체가 낮고 작음 (산악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포탄 회피에 유리하기 때문)

K1A1 : K1 전차의 주포가 105미리라서 화력이 약했음.  그래서 K1전차의 주포를 120미리로 업그레이드하려고 했는데 워낙 포탑이 작아서 업그레이드가 안됨.  할 수 없이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ver2 버전의 새로운 K1 전차를 개발하였고, 이것이 K1A1임

K1E1 : 기존 105미리 주포를 달고 있는 K1 전차를 방어력과 네트워크 시스템을 강화하여 업그레이드한 전차, K1의 업그레이드 버전이기 때문에 여전히 주포는 105미리

K1A2 : 120미리 주포를 달고 있는 기존 K1A1 전차에 피아식별과 GPS,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한 버전.

K2 :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최신 기종,  엔진과 미션이 통합된 '파워팩' 불량으로 현재 초기 인도분만 배치되어 있는 상태


대략 각 종류별로 현재 보유대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음


K1A2는 K2에 버금가는 방어력과 화력 기타 네트워크 장비를 보유한 한국군 주력 전차임




도료의 선택

한국군 4색 위장 도색은 어렵다. 지난번 K2는 완전 실패,  

IPP사에서 나온 한국군 특색을 사용할 수 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에어브러쉬가 없는 관계로 타미야 캔스프레이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색상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앞서 K2흑표를 '헬보이'로 만든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도료의 색상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구했다.


일단 기본색인 '그린'은 기존의 나토그린이 너무 진한 느낌이 들어서 최종적으로 '올리브드랍2'을 선택했다.  매장에서 직접 모든 그린 색깔을 비교한 후 가장 연하면서도 한국군 그린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색이 '올리드드랍2'였다.  이번에는 오로지 나의 감각만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그다음 '브라운'색은 나토브라운을 사용하여 온통 빨간 '헬보이'를 만든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일단 '다크 옐로우' 색을 선택하고 나중에 에나멜 '레드브라운'으로 필터링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선택한 최종 한국군 4색 위장 도색의 도료는 다음과 같다  

(타미야 캔스프레이 + 타미야 에나멜 기준)


그린 : 타미야 캔스프레이 '올리브드랍2' (TS28)
브라운 : 타미야 캔스프레이 '타크옐로우' (TS3) + 타미야 에나멜 '레드브라운' (XF64)  필러팅
검정 : 타미야 에나멜 'Flat Black'(XF1) + 타미야 에나멜 'Flat white'(XF2) 조색
탄 : 타미야 에나멜 'Flat white'(XF2) + 타미야 에나멜 '디저트 옐로우'(XF59) 조색


여기서 중요한 것은 브라운이다.  타미야 캔스프레이 '다크엘로우' 색으로만 사용한다면 영 어색하다.  그래서 '레드브라운' 에나멜을 신나에 1대9 정도로 희석시켜서 다크엘로우로 칠한 부분만 3차례 이상 필터링해야 한다.  그럼 다크 옐로우 색이 조금 브라운 비슷한 색깔로 변한다.



아쉬운 점

1. 불량 '블루텍'

이번 K1A2 조립은 그동안 5번의 프라모델 조립과 도색 경험을 살려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제작했다.

특히, 위장색 도색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사용했던 '블루텍' 불량으로 처음부터 망치기 시작했다.


'블루텍'의 장점은 찰흙처럼 모양 변경도 쉽고 점착력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시 쉽게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사용한 블루텍은 나중에 떼어낼 때 껌처럼 제품에 눌어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도료도 흡수하여 브라운 위장색의 모서리가 그야말로 엉망이 되어 버렸다.


할 수 없이 조심조심 껌처럼 눌어붙은 블루텍을 떼어내고 엉망으로 갈라진 브라운 위장색 모서리는 붓 도색으로 대충 덮을 수밖에 없었다.


2. 불량 연결식 귀도

연결식 궤도 조립은 그야말로 인내를 요한다.  나도 약 10시간에 걸쳐서 조립을 했다. 그래도 만들고 나면 실제 궤도와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그런데, 이번에 조립한 연결식 궤도는 궤도를 연결하는 핀을 박는 모서리의 핀이 너무 쉽게 부러지는 경향이 있었다.   결국,  마지막 차체에 궤도 연결 시 핀이 계속 부러져서 궤도 연결이 안 될 뻔했는데 사이드스커드 안쪽에 안 보이는 부분을 순간 접착체를 이용해 간신히 연결해서 넘길 수 있었다.


3. 데칼을 붙이기 위한 정보 부족

보통은 데칼을 어떻게 붙여야 할지 도색가이드에 함께 표시되어 있기 마련인데,  이번 키트에서는 데칼은 들어 있으나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는 없었다.  할 수 없이 구글과 네이버 등을 동원해 현재 운영되는 K1A2 사진들을 보고 데칼을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근데, 조금 이해도 되는 것이 검색해서 찾아본 K1A2의 사진들에서는 부대마크나 차량번호 등 찍혀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새로운 시도, 매뉴얼에 없는 부품 제작과 조립/도색

데칼을 붙이기 위해 현역 K1A2 사진들을 검색하다 보니, 차체전면, 포탑전면, 포탑측면, 포탑후면 등에 피아식별판을 달고 있었다.  키트에는 표현되어 있지 않는 부분이다.  부품도 없고 매뉴얼에도 없다.  또한 차체 전면 양쪽 끝과 자체 후면 양쪽 끝에 노란색 띠가 있고 포신에도 피아식별을 위한 띠가 있는 걸 발견했다.


차체전후면의 노란색 띠와 포신의 피아식별을 위한 띠는 다행히 키트에 포함된 데칼을 이용해서 붙일 수 있었지만, 피아식별판은 잠시 고민이 되었다.


일단, 차체전면과 포탑전면에 미국의 M1애브람스 처럼 붙는 피아식별판은 키트에 동봉된 투명 패널을 잘라서 도색하여 붙여주었고, 포탑 측면과 후면에 장착되는 주름진 피아식별판은 예전에 구매했던 현대 미군 군장 부품 세트 중에 있는 피아식별판을 잘라서 사용하기로 했다.


그다음 안테나 제작...

기존에는 킷트 러너를 라이터로 녹인 다음 늘려서 사용했는데,  약하고 영 보기가 안 좋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고수들은 한방침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대학병원 주변의 의료기기 가계들을 뒤졌지만, 맘에 드는 한방침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어디선가 들었던 기타줄을 이용하기로 하고 기타줄 2번 구매, (천원) 

만들고 나니, 러너 늘린 것보다 훨씬 그럴싸했다.



완성작 사진

부족하고 엉망이자만 나름 실혈을 기울여 만든 K1A2 완성작 사진이다.



만족도

블루텍과 연결식 궤도의 불량으로 많이 아쉽지만,  그래도 조립을 완료하고 난 후의 제품 만족도는 지금까지 만든 것 중에 최고다.  일단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너무 맘에 든다.  도색도 가까이서 보면 엉망이지만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나름 무게감 있는 도색으로 개인적으로는 맘에 든다.


나름 지금까지의 프라모델 조립 경험을 총 동원하여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다음으로는 K1전차의 '사촌형'쯤 되는 미군의 M1A2 아브람스 전차를 만들고 싶다. 가능한 한국에 있는 미군 나토 도색으로...  근데,  언제 할 수 있을지...아무래도 요즘 마음이 분주하여 수개월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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