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issa McMillan 'New Light'
존 메이어(John Mayer)가 2018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싱글 'New Light'는 3년 뒤, 뉴욕 기반의 재즈/소울 보컬리스트 멜리사 맥밀런(Melissa McMillan)의 손을 거쳐 전혀 다른 생명력을 얻게 된다.
원곡이 프로듀서 노 아이디(No I.D.)와의 협업 아래 80년대 팝과 요트 록의 경계에서 위트 넘치는 사운드를 선보였다면, 맥밀런의 2021년 커버 버전은 원곡의 구조를 과감히 해체하고 재즈와 네오 소울의 언어로 섬세하게 재해석했다.
맥밀런은 원곡의 경쾌하고 댄서블한 그루브 대신, 훨씬 느리고 관능적인 템포를 선택한다. 로즈(Rhodes) 피아노의 몽환적인 코드 보이싱과 더블 베이스의 유려한 워킹 라인, 그리고 섬세한 브러쉬 드럼이 만들어내는 미니멀한 사운드스케이프는 마치 안개 낀 새벽녘의 재즈 클럽을 연상시키며 곡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맥밀런 본인이 한 인터뷰에서 "원곡의 멜로디가 가진 아름다움을 나만의 방식으로, 더 내밀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듯, 편곡은 보컬이 지닌 감정선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이러한 사운드 위에서 맥밀런의 보컬은 곡의 새로운 심장이 된다. 존 메이어 특유의 능글맞으면서도 호소력 짙은 톤과 달리, 그녀는 특유의 부드럽고 깊은 음색으로 가사에 담긴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갈망과 미묘한 설렘, 그리고 그 이면의 불안감까지 더욱 진솔하고 내밀하게 파고든다.
과장된 기교 없이 담백하게 흘러가는 그녀의 해석은 원곡의 밝은 위트를 덜어내는 대신, 노랫말 본연의 서정성을 극대화하며 듣는 이의 마음을 조용히 흔든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보컬 애드립과 스캣은 그녀가 재즈 보컬리스트로서 지닌 탄탄한 역량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발매 당시 이 곡은 주류 차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재즈와 소울 팬 커뮤니티 및 음악 블로그 등에서는 꾸준히 회자되며 "원곡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감동을 선사하는 커버", "멜리사 맥밀런의 섬세한 음악성과 보컬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숨겨진 보석"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멜리사 맥밀런의 'New Light'는 익숙한 팝 멜로디가 어떻게 재즈와 소울이라는 다른 언어를 만나 새로운 예술적 깊이를 획득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원곡의 유쾌함과는 또 다른, 깊고 우아한 밤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낭만주의자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