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Laferte 'Tu Falta De Querer'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과 툴룸 사이 어디쯤이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을 부여잡고 혼자 외로이 코카 콜라를 마시고 있었다. 자비 없는 햇살, 뿌연 흙먼지, 그곳에선 코카가 곧 물이었다. 속도 모르고 찬란하고 아름답게만 반짝이는 야자수의 춤이 야속했다. 온 세상이 나만 빼고 웃는 듯했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Laugh, and the world laughs with you; weep, and you weep alone.)" 미국의 여류 시인 엘라 휠러 윌콕스의 문장이자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15년 동안 감금된 방에 걸린 그림 위에 쓰인 문구가 떠올랐다.
그때 식당 안에 쩌렁쩌렁 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식당에 일하는 현지 멕시칸 젊은 청년들이 미간을 찌푸린 채 한 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고 다른 한 손은 허공을 향해 뻗으며 애절하게, 열성을 다해 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때 그 노래의 후렴구에 내 가슴이 멈췄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한 여성의 목소리에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멕시코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 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음악이 어떻게 한 개인의 가장 깊은 절망을 모두의 카타르시스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 몬 라페르테(Mon Laferte)의 'Tu Falta De Querer'는 보여준다. 2015년 앨범 <Mon Laferte, Vol. 1>에 수록된 이 곡은 칠레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이별의 앤섬'으로 자리 잡았다.
공식 라이브 영상 조회수만 9억 회를 돌파할 정도의 이 곡 뒤에는, 아티스트가 말 그대로 '죽음의 문턱'에서 써 내려간 처절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 곡은 몬 라페르테가 사랑하는 이와의 7년 간의 관계를 끝낸 직후, 극심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받던 시기에 탄생했다. 그녀는 전 남자친구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후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절망 속에서 이 곡을 썼다고 고백했다.
'Tu Falta De Querer', '당신의 사랑의 결핍'이라는 제목처럼 이 곡은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 것을 멈췄는지' 절규하듯 묻는다. 불구덩이에 던져진 듯, 생각을 멈추기 위해 죽음까지 생각했던 미화되지 않은 날것의 고통과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기괴하면서도 아름다운 뮤직비디오는 이러한 고통을 초현실적인 장례식/서커스 미학으로 시각화했다. 하지만 이 곡의 전설을 완성한 것은 단연 유튜브를 통해 퍼져나간 '(En Vivo)' 라이브 영상이다. 수많은 무대 중에서도 특히 이 영상은 9억 회가 넘는 경이로운 조회수를 기록하며 곡의 생명력을 증명했다. 무대 위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 절규하며 노래하는 그녀의 모습은,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날것의 고통과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하며 전 세계 리스너들에게 깊은 충격을 안겼다. 이 라이브 클립은 한 개인의 비극이 어떻게 국경과 언어를 넘어 보편적인 '우리'의 노래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가 되었다. 한국인이라면 이 노래에 동할 것이다. 그녀에겐 '한(恨)'이 있다.
'Tu Falta De Querer'는 한 아티스트가 자신의 가장 깊은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켜 수억 명의 마음을 어루만진 기적과도 같은 곡이다. 배신당하고 버려진 모든 이들의 상처를 껴안아주는, 가장 뜨겁고도 장엄한 앤섬이다.
Hoy volví
오늘 다시 돌아왔어
A dormir en nuestra cama, y todo sigue igual
우리의 침대에 잠들러, 모든 게 그대로인데
El aire y nuestros gatos, nada cambiará
이 공기와 우리 고양이들, 무엇도 변하지 않을 거야
Difícil olvidarte estando aquí, oh-oh-oh
여기 있으니 널 잊는 게 참 어렵네
Te quiero ver
네가 보고 싶어
Aún te amo y creo que hasta más que ayer
여전히 널 사랑해, 어제보다 훨씬 더 사랑하는 것 같아
La hiedra venenosa no te deja ver
독 담쟁이덩굴이 네 눈을 가려 보지 못하게 해
Me siento mutilada y tan pequeña, ah-ah-ah
난 끔찍하게 망가진 것 같고,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져
Ven
그러니 와 줘
Y cuéntame la verdad
내게 진실을 말해줘
Ten piedad
제발 자비를 베풀어줘
Y dime por qué
그리고 말해줘, 왜 그랬는지
No, no, no, oh-oh
왜, 왜, 왜
¿Cómo fue que me dejaste de amar?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있어?
Yo aún podía soportar
난 견딜 수 있었는데
Tu tanta falta de querer
너의 그 지독한 사랑의 결핍마저도
Hace un mes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Solía escucharte y ser tu cómplice
난 네 얘길 들어주고, 너의 공범이 되곤 했지
Pensé que ya no había nadie más que tú
너 말고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어
Yo fui tu amiga y fui tu compañera, ah-ah-ah
난 너의 친구였고, 너의 동반자였는데
Ahora dormiré
이제 난 잠들 거야
Muy profundamente para olvidar
모든 걸 잊기 위해 아주 깊이
Quisiera hasta la muerte para no pensar
생각을 멈출 수만 있다면 죽기까지 바랐어
Me borro pa quitarme esta amargura, ah-ah-ah
이 쓴맛을 지워버리려고 나 자신을 지워내
Ven
그러니 와 줘
Y cuéntame la verdad
내게 진실을 말해줘
Ten piedad
제발 자비를 베풀어줘
Y dime por qué
그리고 말해줘, 왜 그랬는지
No, no, no, oh-oh
왜, 왜, 왜
¿Cómo fue que me dejaste de amar?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있었어?
Yo aún podía soportar
난 견딜 수 있었는데
Tu tanta falta de querer
너의 그 지독한 '사랑의 결핍'마저도
Ven
그러니 와 줘
Y cuéntame la verdad
내게 진실을 말해줘
Ten piedad
제발 자비를 베풀어줘
Y dime por qué
그리고 말해줘, 왜 그랬는지
No, no, no, oh-oh
왜, 왜, 왜
¿Cómo fue que me dejaste de amar?
어떻게 나를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있어?
Yo aún podía soportar
난 견딜 수 있었는데
Tu tanta falta de querer
너의 그 지독한 '사랑의 결핍'마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