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판 '제2의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강요하는 자는 누구인가
미국 워싱턴 정가와 군부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2024년, 2025년에도 그랬다. 그게 안 통하자 이젠 '2027년에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또다시 나온다.
반복되는 자극적인 외신 보도에 길들여진 탓에, 많은 이들이 이러한 위기설을 아무런 의심 없이 굳건한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곤 한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과연 그 위기의 시간표를 만든 사람은 누구이고, 그 공포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자는 누구일까.
실제 미국 정보기관 내부의 냉정한 평가조차 "중국이 당장 무력 침공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임박한 전쟁을 계속해서 부르짖는 목소리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의 무기를 팔아치워야 하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거대한 이해관계가 똬리를 틀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우연히 발생한 현상이라기보다 특정 세력의 경제적 목적을 위해 정교하게 제조된 프레임에 가깝다. 이렇게 강대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득과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만들어진 공포'를 연출한다는 사실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전쟁을 통해 우리가 직접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최근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정리원 주석이 중국 본토를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그녀는 대만이 절대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서방 언론이 흔히 말하는 '민주주의 수호'라는 포장지 아래 가려진 뼈아픈 진실을 찌른 외침이다.
지금 미국은 대만을 무장시켜 '쉽게 삼킬 수 없는 고슴도치'로 만들겠다며 수백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쏟아붓고 있다. 겉으로는 동맹국의 안보를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 같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미국 본토에서 아득히 먼 아시아의 작은 섬을 대리전쟁의 체스판 위 말처럼 쥐고 흔들며 중국의 힘을 소모시키는 도구로 쓰려는 냉혹한 전략이다. 평화를 지키겠다며 무기를 강요하는 역설 속에서 우크라이나가 겪은 참혹한 비극의 그림자가 대만 위로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가 현실로 폭발한다면 대한민국 역시 그 파국적인 소용돌이에 고스란히 휘말려들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미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무력으로 참전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일본은, 이를 완벽한 명분 삼아 더욱 노골적인 군사 대국화에 나서며 동북아시아 전체를 걷잡을 수 없는 전장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위험천만한 연쇄 반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터지면 북한과 러시아 역시 이 혼란을 틈타 자신들의 지정학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필연적으로 뛰어들 것이다. 한반도와 대만 해협, 그리고 동북아시아 전체가 서로 물고 물리는 거대한 전면전의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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