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건넨 작은 구원, 늑구가 돌아왔다

우리는 끝내 생명을 살려냈다

by 조하나


지난 8일, 대전 오월드 사파리의 철조망 밑 흙을 파고 탈출한 고작 서른 킬로그램 남짓의 어린 수컷 늑대. 녀석의 이름은 '늑구'였다.


동물원에서부터 줄곧 불리던 이름이었지만, 탈출 소식과 함께 '늑구'라는 다정한 이름이 뉴스에 오르내리면서 묘한 마법이 일어났다.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늑구는 위험한 맹수가 아니라 길을 잃고 헤매는 동네 강아지나 반려동물 같은 존재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대중이 낯선 생명에게 그토록 깊이 몰입하고 연민을 느꼈던 배경에는 이 친근하고 귀여운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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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구가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10일은 한 편의 첩보 영화처럼 다이내믹했다. 13일 소방 당국의 첫 마취총을 피해 옹벽을 뛰어넘어 달아났을 때, 그리고 16일 밤 오소리를 늑구로 오인해 잠시 가슴을 쓸어내렸던 해프닝까지 수색 과정은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16일 오후 5시 30분에 찾아왔다. 대전 중구 뿌리공원 인근에서 늑구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의 제보가 접수되면서 흩어졌던 수색망은 급격히 좁혀졌다. 마침내 17일 새벽 0시 44분, 안영IC 인근 수로에 숨어있던 늑구에게 마취총 한 발이 명중하며 길었던 탈출극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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