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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울어요, 가을이니까

by 조하나


ⓒ 조하나



영영 푸를 것 같던 초록의 변심도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걸었던 손가락도

거기에 두고,

그냥 울어요,

가을이니까.



영원할 것 같던 유난한 선명의 바램도

끝내 떨어져나가는 이파리에도

미련 두지 말고,

그냥 울어요,

가을이니까.



손등과 눈가에 드리운 주름의 경고장을 찢어버리고

미지근한 여름밤 풀벌레 소리가 사라져도

젊은 기억은 보내주고,

이리와서 그냥 울어요,

가을이니까.



ⓒ 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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