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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따위가 어찌 감히 광주에!

선을 넘지 말라.

by 조하나


2025년 2월 15일 토요일, 대한민국의 내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날, 대구와 부산의 사이비 기독교 집단은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총 64대의 관광버스를 대절해 광주 금남로에서 윤석열 탄핵 반대 시위를 열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이 사람에겐 ‘역사 강사’라는 말도 아깝다)은 연단에 올라 “계몽령으로 국민을 일깨워주신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하라”며 눈물을 짜냈고, 이유도 모르고 성조기와 태극기를 동시에 흔드는 사이비 광신도들은 광주 시민을 ‘내란 세력’이라 불렀다. 45년 전 광주 시민을 폭도로 몰았던 인간의 잔인함과 비열함, 그리고 악의 평범성이 되살아났다. 저들에게 총이 있었다면 분명 또다시 발포했을 것이다. 2025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나는 깊은 절망감에 압도되어 진저리를 친다.


그 반대편에서 80년 5월 18일부터 45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쳐온 광주 시민이 조금의 동요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임을 향한 행진곡’을 부르며 앞서 간 자들의 거룩한 혼을 불러 함께 했다. 그들은 언어의 형상으로서의 ‘총칼’이 아닌 물리적인 실체의 ‘총칼’에 맞서 본 사람들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이다. 또 그 죽음의 문턱에서 사랑하는 이의 손을 놓친 사람들이다. 이후, 40년이 넘도록 나라로부터 부정당하고 ‘폭도’라 몰리며 시리고 아프고 외로웠던 사람들이다. ‘전라도 출신’이라면 취업도 어려웠다. TV나 드라마에 조폭들은 모두 전라도 사투리를 썼다. 일부러 그랬다. 온 나라가 호남 출신을 조롱하고 무시했다. 그동안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군사독재 정권의 모든 과실을 따 먹었다. 그 고결한 희생의 대가로 광주가 어떤 세월을 견디고, 어떤 고통을 감내했는지 나는 발톱의 때만큼도 알지 못한다.

바로 그것이 광주가 ‘주님’ 이름 뒤에 숨어 지구 반대편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나라 사람도 아닌 제 나라, 제 민족, 제 동포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후벼 파내 피고름을 짜내는 친일매국 좀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가장 사랑하는 민족에 가장 큰 고통을 준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한다고 하셨다. 네 이웃을 사랑하고, 고통을 함께 하라 하셨다. 아무리 성경을 샅샅이 뒤져도 광주 금남로를 침범한 친일매국 좀비 내란 집단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우상과 이단을 섬기는 반그리스도인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저들이 굳이 광주 금남로까지 찾아가 벌인 내란 선동 유랑단의 기괴한 광주 서커스를 보면서 ‘정의’ ‘민주화’ ‘공공의 선’처럼 그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결코 획득할 수 없는 타이틀에 대한 깊은 열등의식이 있다는 걸 느꼈다. 믿는 바를 위해 자신을 버리고 희생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이들이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반헌법적 내란을 일으킨 우두머리를 풀어주고, 헌법재판소와 선관위를 없애고, 국회를 해산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조차 모르며 지껄이고 있다. 진정 그런 국가와 사회를 꿈꾼다면 제발 용기를 내어 북한으로 가라. 얼마 멀지도 않다.

세월호 참사 때 안산 단원고 분향소에 갔다. 그날, 도시 전체를 감싼 적막함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번잡한 시내를 지날 때에도 그 누구도 크락션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이후 매년 4월 16일, 그 도시의 306명이 같은 기일을 챙긴다.


1980년 5월 31일 계엄사령부는 광주에서 민간인 144명, 군인 22명, 경찰 4명 등 모두 170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일주일 후인 6월 6일 민간인 사망자수 17명이 추가되어 모두 1백87명이라고 정정되었고, 7월 22일 다시, 군인 1명과 민간인 1명 등 2명이 늘어나 사망자는 1백89명이라고 발표했다. 수년이 지난 1985년 6월 7일, 윤성민 국방장관은 또다시 2명이 늘어난 1백91명이라고 발표했다가 나중에 3명이 늘어난 1백94명에 이른다. 그러나 당시 광주에서 항쟁 진행 과정을 겪었거나 지켜본 시민들은 이 발표를 아무도 믿지 않았다. 이에 반해 유족이나 학생들은 일관되게 2천여 명으로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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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8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5월이면 향냄새가 진동한다. 청각장애자 김경철 열사는 5.18 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계엄군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길에서 죽었다. 임산부, 노약자, 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 계엄군에 눈에 띄면 맞아 죽거나 총에 맞았다. 희생자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찍은 시신의 사진 대부분은 얼굴이 심하게 짓이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다. 그중엔 갓난아기도 있고, 어린이도 있고, 십 대 청소년도 있다.


아직도 그날 아들을 잃은 기억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는 어머니와 계엄군에 끌려가 고문을 받다 풀려난 백발의 노인과 계엄군에 성폭행을 당한 중년의 여인이 광주에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다. 45년째 아직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도 수백이다. 2021년이 되어서야 발견된 옛 전남도청의 수백 개의 탄흔과 탄두가 여전히 남아있고, 그들의 아들, 딸은 아직도 어디선가 헬리콥터 소리가 들리면 “창문에서 떨어져!”라 외치며 온몸을 벌벌 떤다.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트라우마로 밤마다 악몽을 꾸고 45년이 지난 지금도 심리 상담을 받고 있는 생존자들과 유족들이 있는 곳이 광주다.


2025년 2월 15일, 친일매국 내란 세력이 광주 금남로를 침범한 날, JTBC의 단독 속보가 나왔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이 선포됐을 때 이미 전군은 “광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 계엄사를 설치했었다”라는 것이다. 각종 국회 청문회와 내란특위에서 지작사령관은 이를 전면 부인한 바 있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전군은 각 지역마다 계엄포고령에 따른 집회, 출판, 언론의 자유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이미 계엄사를 설치했었다는 사실을 군 내부 관계자가 폭로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광주만 제외됐다. 왜? 이제 알겠는가? 이것이 바로 ‘상징’이란 이런 것이다. 아무리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없었던 일로 만들려 해도, 시간이 겹겹이 쌓이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생존자의 끈덕진 기억이 한 결, 한 결씩 묶여 친일매국 내란 세력 따위가 백번, 천 번 금남로에서 집회를 하며 궤변을 쏟아도, 그 무엇으로도 어그러뜨릴 수 없는 ‘정신’이란 말이다.


너희가 아무리 광주라는 도시에 발을 들이고 개처럼 짖는다 해도 그 억겁의 피로 짜인 ‘정신’을 결코 흉내 내거나 따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너희의 내란수괴 윤석열도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기도 하다. 왜냐고? 너희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위해 희생해 본 적 없고, 그런 누군가의 고귀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고, 공감해 본 적도, 연대해 본 적도 없으니까. 내란에 실패한 지금도 저 살자고 부하들과 그의 가족들 인생 모두 망쳐놓고 이제 목숨까지 내놓게 하고는 끝까지 제 책임이 아니라 발뺌만 하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결국 너희도 그렇게 쓰다 버릴 것이다. 물론 너희도 윤석열을 그냥 잠깐 쓰다 버릴 심산이겠지만.


광주가 너희에게 목숨을 내놓으라 했던가! 당신 대신 광주가 목숨을 내놓아서 당신이 지금 살아있는 것 아닌가! 어찌! 감히,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하나님’의 이름을 빌어 사탄보다 더 한 짓을 하고 있는가!


이제 더 이상 자신들이 내란정당이라는 사실을 숨기지도 않는 친일매국 내란 세력의 앞잡이 국민의힘은 선거철만 되면 광주 정신을 헌법에 넣네, 마네, 장난질이다. 그래 놓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홍인정이라는 인간은 지난 2월 5일 <스타이데일리> 대표를 초청연사로 불러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계엄 당일, 99명의 중국인이 한국의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가 주한미군도 아니고 주일미군에 잡혀갔다는 가짜뉴스를 조작, 유포한 그 <스카이데일리>다. 그리고 그의 강연 주제는 바로 “5.18 유공자가 부정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13151005-4D0B-00BB-1C84-TNDVEGSB6FHDIUSRGSGQ.png ⓒ 뉴스타파



화면 캡처 2025-02-15 220239.png ⓒ 뉴스타파





나는 궤멸과 종말을 앞둔 세력의 두려움을 본다. 지금 저들이 하는 짓은 소멸 직전, 악의 마지막 발악이다. 저들은 “이재명이 두려워서”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이재명에 했던 자신들의 악마 같은 짓이 두려워 두려워한다. 악은 자신이 행한 악을 기준으로 상대를 바라보기에 그들의 기준에서 상대도 자신의 악보다 더한 악으로 복수할 거란 두려움 때문이다. 결국 그들의 두려움의 근원은 자기 자신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이재명이 참 가벼워 보인다. 저들의 악을 어떻게든 되갚을 생각에 사로잡히면 자신 역시 끝없는 악의 블랙홀로 빠질 거란 걸 마침내 깨달은 얼굴이다. 이 세상에 선의 얼굴은 없다. 악의 얼굴, 그리고 용서한 얼굴, 두 가지뿐이다. 끝내 광주 5.18 학살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죽어버린 후 묻힐 곳을 못 찾아 수년째 좁은 항아리에 갇혀 있는 전두환의 얼굴은 악의 얼굴이고, 광주를 찾아 용서를 구하는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에게 “어쩌다 참말로 그런 할아버지를 만나서 이렇게 젊은 나이에 큰 일을 맡아 혼자 이겨내려나 싶으면 마음이 아파”라고 말하며 그의 손을 잡아주고 따뜻하게 안아준 5.18 최초 희생자 고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의 얼굴은 바로 용서의 얼굴이다. 희생자가 억겁의 시간을 견뎌 끝내 용서까지 하면 가해자의 사과 여부조차 중요해지지 않는다. 역사의 성스러운 페이지는 언제나, 오직 그들을 위해 비워져 있기 때문이다.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이 광주 희생자 유족들을 만났다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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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5-02-15 231030.png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의 손을 꼭 잡아준 고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 ⓒ MBC <PD수첩>



막다른 길에 다다른 친일매국 내란 세력은 끝내 ‘피해자’ 타이틀까지 넘본다. 얼마 전 약자의 인권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권익위는 윤석열을 ‘사회적 약자’라 표현하며 역설적으로 권력자의 특권을 주장했다. 아무리 권력자라도 헌법을 어기고 국헌을 문란케 하고 국가의 체제를 무너뜨리면 반국가 세력이다. 그것도 군을 사적인 탐욕에 이용했다. 군사법원에서 당장 총살형을 선고해 집행해도 모자랄 판에, 그나마 윤석열이 무너뜨리려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아직 살아있어서 머리에 가발을 붙이고 눈썹을 그리고 양복에 넥타이까지 하고 멀쩡하게 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바로 광주가 피를 쏟아 지킨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 때문에!





1739594948_SmWau7pX_5065.jpg ⓒ 민중의 소리



캡틴 아메리카 코스튬을 하고 방패를 들고 인권위를 위협하다 중국 대사관을 침범한 40대 남성이여, 당신의 코스튬과 방패는 테무에서 왔을 테고, 대한민국이 중국 시장을 잃으면 네 일자리, 먹거리부터 옥죄일 것이다.


연세대에 이어 오늘 서울대로 달려가 친일매국 내란 집회를 열어 ‘윤석열 석방!’을 외치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 사이비 개신교 세력들이여! 당신들이 그렇게 마음껏 지껄일 수 있는 것도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며, 윤석열의 계엄을 막기 위해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 덕분인 것을 기억하라. 지금 자신이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똑바로 알고 말하라. 집회를 금지하는 계엄포고령을 옹호하는 자들이 어째서 집회는 계속하는가? 그토록 옹호하는 윤석열의 계엄이 이뤄졌다면 지금 당신들이 누리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이 모인 곳이라는 서울대라면 이성적으로 판단하라. 보수들이 그렇게 밝히는 돈과 숫자의 논리로 따져 보라. 중국과 단교라도 하자는 건가? 중국 시장을 잃으면 대한민국 경제가 어떻게 될 거란 건 알고 하는 소리인가? 무슨 이유로 박근혜가 중국 전승절까지 참석해 미국의 경고까지 받았는가? 윤석열이 정말 돌아오길 바라나? 종교의 자유마저 사라져 당신들의 ‘하나님’은 ‘윤석열 수령님’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오늘 광주의 금남로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찬성 집회와 반대 집회가 5:5의 비율인 양 “광주가 반으로 나뉘었다”는 둥, “서울대 청년들이 반으로 나뉘었다”는 둥 기만적인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듯하며 이것이 마치 논쟁거리라도 되는 것 마냥 여론을 조작하며 내란 선동질에 끼어드는 언론들은 그 입 다물라! 금남로의 탄핵 반대 집회는 대구와 부산에서 광주로 관광버스 64대를 대절해 실어 나른 사이비 신도들이 전부였고, 서울대에서 탄핵 반대를 외친 건 백 명도 안 되는 이들이었으며, 이마저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응원봉이 서울대로 오자마자 꼬리를 내빼고 달아나 버렸다.

너희에겐 그저 이게 가상현실의 게임이고, 유튜브 슈퍼챗을 위한 돈벌이 수단일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너희는 안 된다. 너희는 슬픔을 모른다. 너희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잃어본 적이 없거나, 어쩌면 너희가 잃은 게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좀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갈등을 조장해 같은 나라, 같은 사회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온 국민을 가르고 찢어내며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윤석열, 너의 말로는 지금보다 더 비참할 것이다. 너로 인해 서울대와 충암고는 영영 치욕의 이름으로 더럽혀지고, 네가 그토록 ‘충남의 아들’이라 부르짖던 충남은 진즉에 너를 버렸으며, 네 충성스러웠던 검찰의 개들과 네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마저, 모두 네게서 등을 돌릴 것이다. 춥고, 외롭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너는 두고두고 역사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나라의 발전을 발목 잡은, 천하에 아둔하고 탐욕스러운 최악의 대통령이자 최악의 인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너는 그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사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오픈아카이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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