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지난 10일엔 ‘인문학’이 있다

노무현의 고독한 꿈이 이재명과 국민의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

by 조하나



폐허 위에서 보낸 열흘, 가장 인간적인 서사의 시작


한 국가의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렸던 겨울을 지나, 시민들은 6월이 돼서야 비로소 봄을 맞았다. 12.3 내란 사태가 할퀴고 간 상흔 위로, 대한민국은 6.3 조기 대선이라는 절박한 선택을 통해 다시 한번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나 역사의 새벽은 고요하고 장엄하게 밝아오지 않았다. 화려한 축포도, 의전의 행렬도 없이, 제21대 대통령 이재명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조촐하고 담담하게 취임 선서를 하는 것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그것은 축제가 아니라, 약속이자 선언이었다. 이제부터 모든 시간을 오롯이 국가 정상화와 내란 수습이라는 시대적 과업에 쏟아붓겠다는, 침묵의 웅변이었다.


대통령의 시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가 마주한 현실은 텅 빈 진공상태에 가까웠다. 전임 정부가 남긴 것은 국정의 연속성이 아니라, PC 한 대 남지 않은 텅 빈 집무실과 계정 패스워드조차도 인계되지 않은 채 과거의 망령처럼 버티고 선, 윤석열의 사진으로 가득한 ‘대한민국 대통령 공식’ SNS 계정들이었다. 이는 단순한 비협조를 넘어, 한 국가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명백한 저항이자 파괴 행위였다. 이재명이 얼마나 싫었으면, 차라리 한 국가의 국정 수행 능력을 마비시키면서까지 훼방을 놓고 싶었겠나, 저들에겐 권력을 잃는 것이 나라를 망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우리가 다니는 보통 회사에서도 전임자가 인수인계도 없이, 운영하던 회사 SNS 계정의 패스워드도 알려주지 않고,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 소스 코드까지 삭제하고 떠나면 업무 방해죄 고소감이다. 그런데 한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국정의 연속성따위는, 국민의 안위는 생각도 않고, 말 그대로 양아치 같은 짓을 하고 도망쳤다. 사기업과 비교해 크게 다른 점 하나는 이 모든 걸 복구하고 새로 만드는 데 국민의 세금이 쓰인다는 것이다.



화면 캡처 2025-06-16 125222.png 현재 대한민국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윤석열 정부가 소스 코드까지 삭제해버려 다시 '준비 중'이다. 여기엔 국민의 세금이 든다.



한 나라의 공식 소통 창구인 '대한민국 대통령실 공식 채널'이 내란수괴 피의자이자 파면된 대통령을 찬양하는 박제된 공간으로 남아있는 부조리극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국민에게 국정을 보고하는, 가장 날것의 직접적인 소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XEY1749867278876-850.png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 대통령' 공식 SNS 계정 패스워드를 알려주지 않아 이재명 개인 SNS로 국민과 소통 중이다




“대통령의 1시간은 국민 5천2백만의 시간과 같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쉼 없이 되뇌던 이 말은, 이제 그의 모든 행보를 증명하는 실존적 언어가 되었다. 대통령 취임 이후 그의 보법은 빨랐고, 망설임이 없었다. 보수 언론들조차 그의 국정 수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비판의 타이밍을 놓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다. 과로로 쓰러지는 직원까지 발생하는 극한의 인력난 속에서도, 대통령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바로 ‘인간’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며, 무엇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가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대통령의 지난 열흘은 그 어떤 철학서보다, 그 어떤 역사책보다 더 생생하게 ‘인간의 조건’과 ‘리더십의 본질’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대통령의 사소한 말과 행동 모두에 의미가 있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대통령의 10일을 정리하며 고독하고 처절한 길을 걸어온, 폐허 위에 선 한 대통령이 지난 열흘간 온몸으로 써 내려간 ‘인간의 서사’를, 그가 국민에게 건넨 가장 절박하고도 진솔한 인문학적 메시지를 따라가 보려 한다.


'명비어천가'라고 해도 좋다. 나는 태어나 지금까지 이런 대한민국 대통령의 시간을 단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



Whisk_a5ce6e705e.jpg








대통령 취임 후 첫 5일, 새로운 국가를 향한 선언과 증명


제21대 대통령 이재명의 첫날은 ‘회복’이라는 두 글자로 요약된다. 그가 취임 선서를 한 장소는 우연이 아니었다. 불과 몇 달 전, 민주주의의 심장이 군홧발 아래 신음했던 바로 그 국회 로텐더홀. 그 억압의 공간을 새로운 시작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행위 자체가 하나의 강력한 메시지였다. 이는 물리적 공간의 회복을 넘어, 훼손된 국가의 존엄과 민주주의의 정신을 다시 세우겠다는 상징적 의례였다.



news-p.v1.20250604.02e858daeb3744b09ee4683f0b64112c_P1.jpg




그의 언어 또한 회복의 도구였다. 참모진이 준비한 초안을 물리고, 대통령이 직접 써 내려간 취임사는 서민의 언어, 즉 삶의 언어로 채워졌다. 현학적인 미사여구나 공허한 약속 대신, “국민이 주권자이며, 대통령은 그 주권을 실현하는 도구”라는 본질을 명확히 했다. 특히 한강 작가의 말을 빌려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렸다”고 언급한 대목은, 12.3 내란의 희생과 시민들의 숭고한 저항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자리는 불가능했음을 명백히 한 것이다. 이는 과거의 상처를 현재를 살아갈 힘으로 승화시키는, 문학적이고도 인간적인 치유의 언어였다.


취임 직후, 엉망이 된 국회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린 청소노동자들과 국회를 지킨 방호 직원들을 가장 먼저 만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킨 보통 사람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임을, 그의 첫행보가 웅변하고 있었다.



20250604503414.jpg



이재명 대통령의 첫 5일은 ‘권위’라는 단어의 의미를 송두리째 다시 쓰는 과정이었다. 전 차로를 막지 않는 대통령의 차량 행렬에 일반 차량이 스며드는 낯선 풍경, 야당 대표를 즉시 만나 협치를 구하는 모습, 심지어 전임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국정 운영을 시작하는 파격은 ‘통치’가 아닌 ‘조정’과 ‘협력’이 대통령의 역할임을 보여주었다.


그의 일상은 권위 내려놓기의 연속이었다. 점심으로 김밥을 먹으며 마라톤 회의를 하고, “세금 아까우니 바꾸지 말고 그냥 입으라”며 전 정부가 바꾼 민방위복 색상 변경을 불허하고, 누구보다 들어가기 싫었을 윤석열과 김건희가 쓰던 한남동 관저에 그냥 머물겠다는 결정은 단순히 소박함을 연기하는 제스처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민의 세금은 단 1원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그의 오랜 철학을 대통령이라는 직위 위에서 남김없이 실천하는 과정 그 자체였다.



PYH2025060513420001300(1)(1).jpg




이러한 행보의 정점은 퇴근길, 남성사계시장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는 모습에서 나타난다. 대통령 역시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한 명의 시민이자 생활인임을, 그의 장바구니가 소리 없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권력의 문법을 다시 쓰고 있는 것이다. 군림하고 지배하는 권력이 아니라, 봉사하고 일하는 ‘쓸모 있는 도구’로서의 권력을.



FZQ1749193856880.jpg










관념을 부수는 실천, 한계를 넘어서는 시간


취임 2주 차, 이재명 대통령은 ‘정치’의 무게중심을 여의도에서 국민의 일상으로 옮겨오는 작업을 계속했다. 그 핵심에는 그의 독특한 ‘이재명 식 질문법’이 있었다. 대선 후보 시절,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귀촌한 청년의 "혜택을 늘려달라"는 막연한 요구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냐?"라고 되물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것은 그의 통치 철학의 원형이다. 그는 막연한 불만이나 추상적인 요구를 구체적인 정책 과제로 전환시키는 촉매 역할을 자처한다.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장 직원이 ‘권한’을 요구했을 때, 그는 즉시 ‘구체적으로 무슨 권한’이냐고 파고들었고, 실무적인 해법을 그 자리에서 도출해 냈다. 이는 정치를 ‘정치인들이 알아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함께 해결하는 것’으로 바꾸는 훈련 과정과 같다. 유능한 지도자를 제대로 부려 먹으려면 시민들 역시 공부하고 똑똑해져야 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당당하게 제대로 요구하라'고 강조했다.



news-p.v1.20250611.25fa7d084c4045c9bcdfa790acaa945f_P1.jpeg




이러한 철학은 ‘주요 공직 국민 추천제’라는 파격적인 제도로 구체화되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술자리 농담으로만 장관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다. 그들은 진지하게 미래를 상상하고, 꿈을 꾸고, 국가 운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주권재민’이라는 헌법 제1조의 관념이, 이재명이라는 대통령을 통해 비로소 국민의 삶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



01.jpg



또한, 대변인과 기자단의 기싸움이라는 해묵은 갈등에 기자단을 비추는 카메라도 설치하자는 제3의 해법을 제시한 것은, 소모적 싸움의 판을 바꾸고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 앞에 놓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윤석열 정부 시절, 한반도는 이념적 구호와 적대적 수사가 난무하는 전쟁의 그림자 속에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행동하는 평화’가 무엇인지를 결과로 보여주었다. 미국, 일본, 중국 정상과의 연쇄 통화로 외교 관계의 복원을 알린 그는, 곧바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실질적 조치를 단행했다. 그의 결정은 즉각 북한의 대남 확성기 중단이라는 화답으로 이어졌다. 1년간 인근 주민들을 불면증과 공황장애로 몰아넣었던 소음이 멎는 데는, 수많은 논평과 이념 논쟁이 아니라 단호하고 실용적인 ‘행동’ 하나면 충분했다.




PYH2025061210590001300(1)(1).jpg




그의 실용주의는 국민의 안전이라는 대의 앞에서 가장 빛나지만, 때로는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그 진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다가오는 장마철을 대비해 한강 홍수통제소를 찾은 그는 국가의 최우선 책무가 국민의 생명 보호임을 역설했다. 이것이 미래의 비극을 막기 위한 '시스템' 점검이었다면, 대통령실로 복귀하던 그의 다음 행보는 과거의 비극을 끌어안는 '인간'의 모습이었다. 그는 예정에 없이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차를 돌렸다. 수많은 언론도, 카메라도 없이, 그는 상처의 공간에 홀로 서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효율과 속도를 생명처럼 여기는 그가, 가장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국민, 즉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했다. 그 자체로 희생자와 생존자, 유족들에겐 큰 위로가 될 터였다. 그리고 그는 윤석열 정부가 3년 가까이 막아온 이태원 참사 피해자 생활지원금 지원 시작을 알렸다.


l_2025061301000358200036341.jpg




이재명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묵념과 헌화를 하는 장면을 뉴스로 지켜본 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3대 특검을 추천했고 대통령이 3일 안에 결정할 것이라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 불과 8시간도 안 돼 자정을 막 넘긴 시간에 "이재명 대통령, 3대 특검 임명"이라는 속보가 나왔다. "대체 대통령은 왜 이 시간에 일하는 거야?" 이재명 정부의 시간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시간은 9 to 6의 물리적 시간에 갇혀 있지 않았다.


아, 이래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세력이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는 걸 그토록 싫어했던 건가? 이재명 대통령을 경험한 대한민국은 절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란 걸, 이재명이 정치인과 지도자의 평균선을 높일 거란 걸 알아서였나?


특히 취임 열흘째 되던 날의 행적은 거의 불가사의에 가깝다. 오전에 용산에서 경제인들을 만나던 대통령이, 오후에는 최전방 부대를 방문해 대북/대남 방송 중단으로 평온해진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더니, 얼마 후에는 자신이 경기도 지사 시절 시작한 기본소득 시범 구역인 경기도 연천의 작은 마을로 찾아가 그의 행정력에 실질적인 혜택을 입었다는 방앗간 주인과 포옹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파주에서 주민들과 회의를 하는 모습이 뉴스에 나왔다. 이는 국민들에게 ‘기대’를 넘어선 ‘경이’를, 그리고 ‘저래도 괜찮은가’ 하는 일말의 걱정마저 안겨주는, 그야말로 생애 처음 경험하는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1d473228-0047-4fd4-b22a-6dc460054539.jpg
96230_96678_622.jpeg


2289819_1106844_5211.jpg
다운로드 (1).jpg
6월 13일(금) 이재명 대통령 일정: 오전 경제인 간담회 - 전방 부대 방문 - 연천 방문 - 파주 접경 지역 주민 간담회









고독한 투사의 꿈, 마침내 모두의 현실이 되다


유난히 한 사람의 얼굴이 어른거린다. 검찰과 보수 언론, 그리고 청산되지 않은 기득권이라는 거대한 성벽 앞에서, 모든 것을 자신의 몸으로 받아내며 싸웠던 고독한 나의 대통령, 노무현.


나는 종종 상상하곤 한다. 만약 그에게 지금의 소셜미디어가 있었다면,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페이스북과 X(구 트위터)가 있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까. 그의 진심이 왜곡과 선동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대중에게 닿았다면, 그토록 외롭게 자신을 던지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지금 그는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었을까.



Whisk_993f99e2e0.jpg




그의 꿈은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건너, 이제 막 대통령이 된 한 사람을 통해 기어이 현실의 땅에 뿌리내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열흘 남짓한 시간은, 노무현이 홀로 맞서 싸워야 했던 그 ‘성벽’이 어떻게 균열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이것은 이재명이라는 한 명의 뛰어난 개인기 덕분이 아니다. 시대가 변했고, 싸움의 문법이 바뀌었다.



Whisk_cd4a6e263c.jpg


Whisk_54267a6938.jpg




새로운 힘이 낡은 권력을 대체하고 있다.


첫째, ‘전우애’로 단련된 정치 공동체의 등장이다. 12.3 내란이라는 혹독한 겨울을 함께 건너온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들은 진하고 깊은 전우애로 맺어졌다. 더 이상 우리는 각자도생 하는 개인이 아니다. 힘없고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는 물러서거자 좌절하지 않고, 서로의 생명과 안전을 서로의 손에 맡기고 지난 6개월을 함께 싸웠다. 수구 기득권 세력은 상대에게 물리적 총칼을 들이댈 줄만 알았지, 응원봉과 노래로 무장한 시민 군대와 싸우는 법은 알지 못했다.


둘째, 기민하고 날카로운 ‘대안 언론’의 약진이다. 낡은 언론 카르텔의 영향력을 압도하기 시작한 이들은 새로운 정부를 지키는 방패이자, 낡은 권력의 심장을 겨누는 가장 날카로운 창이 되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난데없이 국정원 녹취가 MBC 보도를 통해 ‘김병기 의원 아들 취업 청탁’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흘러나왔다. 추가 취재도, 사건 당사자 확인도 없는 명백한 오보였다. 이에 대안 언론과 시민들이 직접 기득권 언론 카르텔의 정치 개입이자 오보였던 기사를 직접 발 빠르게 팩트 체크하고 명확한 관점으로 유도해 여론을 바꿨다. 그렇게 결국, 김병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셋째, 이 모든 변화의 귀결로서 ‘국민 주권’이 실질적으로 강화되었다. 예전에 많은 사람들이 그랬다. "우매한 대중에 너무 많은 권한을 주면 안 된다"고. "고학력에 고시를 패스한 자들이 결정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때에도 노무현은 혼자서 외로이 '당원 주권주의'를 외쳤고, '정치라면 신물이 난다'는 시민들에게 불평불만만 하지 말고 정당에 가입해 직접 바꾸라고 일갈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야말로 이 나라의 견고한 기득권에 균열을 낼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나 진정한 '당원 주권주의'를 이재명 당 대표가 실질적인 당헌 당규 개정으로 이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원내대표 선출에도 당원의 표심 20%를 반영한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더욱더 당원과 국민의 눈치를 보고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효능감을 느낀 시민들은 앞으로 주권자로서 더 많은 권한을 누리고, 동시에 책임을 지려 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지난 10일은 이 모든 변화가 어떻게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지를 보여준 압축적인 시간이었다. 그의 초인적인 시간 활용과 실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단단해진 정치 공동체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라는 날개를 달고 비상하고 있다.


이제 그는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G7 정상회의라는 세계 무대로 향한다. 이는 단순히 한 나라의 정상이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노무현의 꿈을 현실로 만든 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이 새로운 싸움의 방식이 과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것인지를 시험받는 첫 번째 자리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변곡점 위에 서 있다. 낡은 시대의 유령들이 물러가고, 시민의 상식이 정치가 되는 새로운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다. 그렇다. 이제 정말 시작이다.





Whisk_21b2692173.jpg










04_메일.pn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