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선고받기 전
*** 2018년 과거와 2019년 현재를 오가며 글을 이어 작성할 예정입니다 ***
--- 2019년 2월 서울 S병원
부산에서 이곳저곳 병원을 돌다 결국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예약이 어려울 것이라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예약전화를 걸자마자 3일 후로 진료 예약이 잡혀 이곳에 있다.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이 먼저인 내게 한쪽벽 유리통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은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다며 따스히 반겨주는 것만 같았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국가건강검진을 했고, 혈액검사가 이상했고 간초음파를 했고 하얗게 질린 의사의 얼굴이 시작이었다.
나를 부르는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진료실에 입장했다. 진료과는 소화기내과 강*석교수님. 어렵다고 소문난 서울병원에 첫 진료라 그런지 교수님은 마치 연예인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그리고 진료 대기까지는 긴 여정이었지만, 진료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보통 내가 다녔던 병원들은 진료를 받은 면 검사가 필요하면 검사까지 마친 후 재방문이나, 검사까지 마치고 다시 진료를 보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였었다.
그런데 이곳은 내가 가져온 병원 자료를 접수 및 보시고는 유일하게 하지않았었 던 조직검사 예약일정과 결과 보는 진료날짜. 즉, 어느 선택지에도 속하지 않은 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부산에서만 지체한 시간만으로도 약 3주였다. 몸 안에 무언가는 크게 자리 잡고 있다고 알게 되었는 지도 3주라는 뜻이다. 부산에서 암은 아니라고 하는 데 그럼 그냥 별거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 한마디 듣는 게 이토록이나 어렵다.
심지어 2월의 설날일정으로 조직검사는 2주 후에 진행을 하고 다시 일주일 후에 결과를 들을 수 있다. 앞으로 3주를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설움에 진료실에서도 밖에서 간호사와 예약일정 안내를 받을 때도 불안함에 참았던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내렸다. 울며 빌었다. 너무 힘들다고 혹시나 일정을 앞당길 수 있으면 변경해 달라며, 진료를 3일 만에 잡고 설날 일정이 있었지만 2주 후 검사한다는 것은 최악까지는 아닌 것은 맞지만, 지친 마음에 맞지 않은 장소에서 말도 안 되는 투정을 피우고야 말았다.
누군가 우는 내 어깨를 잡고 안아주었더라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당연한 듯 혼자 이곳에 온 것이 더욱 나를 아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