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ina Dec 27. 2019

우주를 어딘가에 넣어두어야만 했다

우주를 어딘가에 넣어두어야만 했다 가장 적절한 장소를 찾는다 우주는 이미 냉각상태이기 때문에 냉장고에 있어봐야 고통스럽지 않다 게다가 거기엔 이미  젖가슴을 움켜쥔 자의 등을 쓸어주었던 여자가 있다 서랍장은 불안증세가 있는 이의 것일수록 도망치게  우려가 있어 부적합하다 우주는 미련할 만큼 몸집이 거대해서 시집 사이나 보석상자에 가두는 우아한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세상 모든 사람들이 토악질을  만큼 거대한 술잔에 넣기로 한다 입에 모두 털어넣는데만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토사물은 흘러 흘러  혈관을 장악하고 어린 시절을 굶겨죽이고 나를 넘어뜨리고 남아있는  송이의 꽃을 붙잡고 악을 쓰다가 도망친  속을 빈틈없이 잠식하고 그러다   가는 너는 비껴갔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비로운 크리스마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