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누군가 침을 뱉은 화단에 사과를 심었다 사과는 한 번도 누군가에게 물려본 적이 없으므로 스스로를 양분으로 삼아 자랐다
B는 사과꽃의 향기를 맡고 사진을 찍었다 무릎을 구부릴 생각은 없다
C에게 사과의 세계는 직사각형의 책상 만하다 세계 속에서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사과가 아닌 것을 탐구한다
A는 떨어진 낯을 보고 싶다
B의 집 문을 두드린다 문은 손님 없이 분주하다
C의 책상 아래를 비집고 들어간다 C가 있는 책상은 있었던 적이 없으므로 C의 낯을 기다릴 수 있다
A는 화단에 침을 뱉는다 갈비뼈가 서늘하게 젖었다
사과를 베어 물자 A의 낯이 안쓰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