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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Jan 06. 2019

매일 밤 나는 우물에서 죽었다

수심을 가늠할 수 없는

아득한 우물 속에
어깨를 감싸고 앉아
예전에도 들었던
노래를 들었다
매일이 파랬던
대가리도 파랬던
시절에 듣던 노래

비틀어진 머리를 빗고
때가 된 밥을 먹었다
그러다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가
다시는 밖으로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어른처럼 욕을 하다가
소녀일때 갖고있던
뭉개진 흉터 가득한
연필을 끄집어내
일부러 모서리를 구기며
우는 종이를 찾아
시를 써내렸다
종이는 계속 울었다

그 시는
마음이 젖었을 때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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