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느껴
그러면 금새
명치 밑바닥에
매끈한 돌이 놓인다
돌은 만지작댈수록
더욱 질기게 파고든다
밖과 가장 가까운 면을 찾아서
어느 날은
겨울이 자리한 창을
손가락으로 문질렀어
세계는 안간힘을 쓰며
선명해지다가 또다시
연약하게 울고 말았다
부서질듯한 골목길에서
소매로 눈을 훔치며 걷다가
겨울을 느끼지 않을 때도 계속된
돌의 오래된 혼잣말을 들었지
그리고 모든건 결국 영영
사라진다는 누군가의
담배연기 같은 말도
소매는 점점 차가워졌다
전깃줄에 한줄로 앉은
새들이 응시하는 건
봄의 정수리일까
겨울의 치맛자락일까
내가 응시하는건
겨울이 끝나고
돌은 그 자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