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5 합평
세시.
계절성 우울이 도지지는 않았니
매번 너는 같은 질문을 하고 내 대답은 여러 갈래로 나뉘는데 [아직은 괜찮은 것 같아] 라던가 [계속 우울하면 그건 그냥 계속성 우울이지 계절성 우울은 아닌 것 같아] 라던가 [그렇네] 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다.
세시 이십분.
우리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반성과 후회를 늘어놓는 것은 아니고 이루지 않을 용기와 담대함에 대한 찬사였으며 결국 예술가의 본업은 거절당하는 것이라 말하고 스스로를 예술하는 사람이라 명명하는 작업이었다.
세시 사십오분.
서로를 데리고 산다는 것에 한숨을 쉬다가 또 B612 얘기를 한다. 거기도 지금 겨울이야. 그 장미는 잘 있을까. 나는 장미에게 무한한 책임을 느끼는 왕자를 내심 부러워했다. 너는 가시 4개가 얼마나 튼튼한지 아냐며 왕자를 얕잡는다.
네시.
작별 인사 대신 고맙다는 말을 언제나 끝으로 한다. 오늘도 길들여지지 못했다는 말도.
암묵적 접속 종료.
계절성 우울이 도질 때 다시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