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견에게 짖던 강아지의 최후

'인간 세상의 어떤 것들을 보는 것 같다'

by 이동엽

얼마 전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발견했다

'초대형견에게 짖던 강아지'라는 제목의 쇼츠인데

유리문 너머의 대형견을 향해 맹렬하게 짖던 조그만 치와와가

주인이 유리문을 열자 순식간에 애처로운 소리로

주인을 향해 돌아보는 영상이었다


댓글을 보니

'인간 세상의 어떤 것들을 보는 것 같다'

'운전 중 욕하고 보복운전하고 ㅈㄹ 발광하다 차에서 피지컬 좋은 형님들이 내렸을 때..'

이런 댓글이 압도적으로 좋아요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아 귀여워 미치겠다'라는 댓글도 만만치 않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이토록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린 이유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위에서 내려다보느냐 아니면

바로 옆에서 지켜보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한다면 항상 평가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렇고.. 저건 저렇고..

반면 옆에서 함께 지켜본다면 왜 그랬는지 이해된다

나도 저 상황이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영상댓글에 '귀여워 미치겠다'라는 의견은 아마

위에서 내려다보는 입장(개를 개로서 본 것이고)일 테고

'인간 세상의 어떤 것들을 보는 것 같다'라는 댓글은

개에게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 감정의 소산일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여러 모습을 보게 된다

직장에서 일하라고 달아준 지위를 남용하여

부하직원들에게 갑질하는 상사들도 있고

노동법을 악용하여 사장님들을 힘들게 하는 직원들도 있고

유용하게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라고 만들어 놓은 별점기능을

자신의 특권 삼아 가게에 갑질을 일삼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만일

직장이 사라지고

노동법이 폐지되고

배달 어플이 없어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모두들 영상 속 조그만 치와와처럼 애처로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조그마한 특권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

어린아이라도 유치원에서 텃세를 부린다고 한다

아마도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


그런데 어린아이는 어른들과는 달리 금방 친구가 된다

함께 노는 것이 그들의 주된 업무(?)이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 상사나 배달음식 직원이나 부하 직원이나 할 것 없이

동네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면 나와 같은 그저 몸뚱아리 때밀기 바쁜 사람일 뿐이다

집에 가면 유튜브 쇼츠보고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 좋아하고

슬픈 영화 보면 우울해지는 인간 말이다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서 아이 때의 행복을 잊어버리는 것은

서로를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하거나

반대로 서로에게 자신의 입장만을 투영해서 판단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위에서 내려다 보기와 옆에서 공감하기를

함께 적절하게.. 조화롭게 한다면 훨씬 더 원활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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