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현관으로 봄이 들어왔다.
물에 젖은 듯 소파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노오란 봄이 우리 집 현관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봄처럼 튀어올랐다.
https://brunch.co.kr/@hanania76/288
그제 발행한 글 덕분일까? 아무 날도 아닌데 퇴근길 신랑이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들어왔다. 아무래도 커피숍에서 노란 후리지아에 감동하고 신나 했던 내 모습을 기억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와! 여보! 후리지아네? 웬 꽃다발이에요?!”
“아까 낮에 자기 목소리 너무 힘없어 보여서 힘내라고 샀지. 후리지아 보면 힘 날 것 같아서.”
그랬다. 오후 3시쯤 신랑에게 전화가 왔을 때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출장으로 많이 바빴기 때문이다. 엄살 부리듯, 생색내듯 오늘은 조금 힘드네(여보, 나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어요.)라고 솔직히 말했다. 알고 보니 그 덕분에 만나게 된 꽃다발이었다. 역시, 힘들 땐 힘들다고.. 슬픈 땐 슬프다고.. 기쁠 땐 기쁘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떡을.. 아니, 꽃을 받을 수 있다. 하하.
*후리지아(프리지어)/천진난만, 청함
*리시안서스/변치 않는 사랑
*라넌큘러스/매력, 매혹
*공조팝나무/노력하다
*조팝나무/노련하다
꽃의 이름과 꽃말을 찾아보니, 꽃들의 색상도 꽃말도 그 조합이 가히 환상적이다.
꽃대를 돌돌 말고 있는 끈을 풀어 자유를 주고, 시원한 생수에 담가 주었다. 꽃도 나도 봄이다.
입춘애 (이해인)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
꽃을 안겨준, 아니, 봄을 안겨준 신랑에게 오늘 밤 내가 희망이, 봄이 되어야겠다.
* 왠지.. 따끔따끔한 시선과,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리는듯하여 댓글 창은 살포시 닫아 두겠습니다. 사랑하는 독자님, 작가님 모두 모두 사랑이 넘치는 향기로운 꽃 밤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