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나에 대해서 충분히 분석했으니, 재료는 충분히 준비되었다. 이제는 이 재료들을 담을 수 있는 하나의 보관소가 필요하다. 나를 표현해줄 한 문장이다.
미국 하원 최초의 여성의원이었던 클레어 부스루스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모든 위대한 인물은 한 문장으로 묘사됩니다."
위대한 인물까지는 못되더라도, 나를 대표하는 한 문장이 있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 문장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고, 앞으로 성장할 모습을 한 번에 표현해줄 수 있다면 큰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한 문장으로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미래의 나까지 보여줄 수 있는 경제적인 문장이 바로 나를 표현해주는 한 문장이다.
FAB 자기소개법
어떻게 복잡하고 여러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나를 한 문장으로 담을 수 있을까? 우선 한 문장 안에 담겨 있어야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한 문장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게 어떤 강점이 있는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에서 조연심 지식소통가는 FAB 자기소개법을 소개한다. Feature(특징), Advantage(장점), Benefit(이익)이 담긴 내용으로 소개하는 마케팅 기법에서 차용해온 자기소개법이다.
Feature │ 정의하고/ 일반적인 요소 3~4가지로 특징을 나타내라
Advantage │ 어필하고/ 그리고 특출 난 장점 한 가지를 강조하라
Benefit │ 약속하라/ 다음으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약속하라
『퍼스널 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 49쪽
자기소개 5가지 유형
커리어리 프로필 탐색 화면 한 문장에 들어가야 할 요소 3가지를 알아보았고, 표현 기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레퍼런스다. 커리어리를 PC환경에서 접속하면 좌측 상단에 프로필탐색을 찾을 수 있다. (아쉽게도 어플에서는 지원하지 않는다.) 프로필 탐색에 들어가면 커리에서 활동 중인 사람들의 다양한 프로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별히 희망하는 업무가 있다면 관심 업무 분야에서 선택할 수도 있다.
나는 최대한 다양한 자기소개 문장을 보기 위해 관심 업무분야를 선택하지 않고 프로필 수십 개를 읽어보았다. 그러자 몇 가지 유형이 보이기 시작했다.
1. 경력 나열형
가장 흔한 유형이다. 재직했던 회사와 직무, 현재 재직 중인 회사를 적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혹자는 저술한 책이나 강연 경험, 운영 중인 채널(브런치, 블로그 페이스북 페이지 등등)을 적기도 한다. 최근에는 학벌보다 사벌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회사의 네임밸류 영향력이 강해졌다. 만약 대기업이나 이름이 알려진 회사에 재직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인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이며,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내가 아니다. 내가 다녔던 회사와 활동은 나의 경력을 보여주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지는 못한다. 가장 흔한 방법이기에 눈에 띄기 어렵기도 하다.
2. 관심형
자신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 지 적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산업 분야일 수도 있고 일하는 방법이나 특정 직무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표현되고 앞으로 흥미 분야에 대해 나아가겠다는 포부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자신의 특화 분야에 대해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방법이다.
예시)
경영 마케팅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많이 보고 배워서 즐거운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3. 믿음형
저는 데이터가 세상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믿음에 대해 작성하는 방법이다. 자신이 관심형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보여줄 수 있다. 왜 일을 하는지 이유와 포부를 더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4. 혼합형
다양한 혼합형이 존재한다. 1번과 2번 방법이 섞인 경우도 있고 2번과 3번이 섞인 경우도 있다. 각각의 방법이 자기소개에 필요한 3가지 정보(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가 충분히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 방법을 섞어 사용하는 것 같다. 1~4번 중에서 가장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지만, 첫 문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첫인상이 약할 수 있다.
예시) 경력형과 믿음형이 섞인 경우
HR을 전공하고 ○○에서 인사 담당자로 일했습니다. 최적의 조직 환경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5. 특징형
자신의 특징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강력한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혼합형에서 말한 약점을 보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기소개 정보 3요소 중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보다는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더 흡입력 있는 정보다. 이 두 가지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특징형이다.
○○으로 ○○을/를 만드는 ○○입니다.
특징형의 자기소개 문장 형태는 위와 같다. '○○으로'에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보여주고 '○○을/를 만드는'에서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결과를, '○○입니다'에서 자신의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줄 수 있다. 3가지 정보가 모두 담긴 가장 완전한 형태의 자기소개 문장이다.
예시)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통해 고객의 생각을 읽는 백엔드 엔지니어입니다
나의 문장
이제 재료도 모았고 레시피도 알았으니 조리할 시간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일이란 무언가를 생산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결과를 체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 ○○입니다.
마케터 지망생
위 재료는 내가 왜 이 직무를 희망하는지, 왜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지를 보강해줄 보조 재료로 ○○에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명사가 들어가야 한다.
나는 어떤 강점이 있는지? 어느 분야에 특화되어 있는지?
목표를 찾는 능력, 스토리텔링
→ ○○으로
데이터로/ 셀프리더십으로
두 가지 중 더 특출 나거나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을 취사선택해야 한다. 스토리텔링 능력은 다소 정성적이며 주관적인 성격이 강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목표를 찾는 능력을 선택했다. 목표를 찾을 때 근거가 되며 측정 가능한 요소로서 데이터라는 단어를 가져왔다.
나는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어떤 결과를 만들고 싶은지?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것, 복리의 마법처럼 성장하는 세상
→ ○○을/를 만드는
점진적 성장을 만드는
위의 재료도 충분히 좋은 문장 구성요소지만 좀 더 전문성 있는 용어로 바꿔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완성 문장
: 데이터로 점진적 성장을 만드는 마케터 지망생입니다.
드디어 나를 표현해줄 한 문장을 완성했다. 이 한 문장은 나를 대표하는 문장이자,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제는 내가 한 문장으로 표현된 사람과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증명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