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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재호 Dec 15. 2017

사회복지를 전공하면 갈 수 있는 일자리 4

나는 누구인가? - 1

첫째, 큰 뜻을 세우고 성인을 본보기로 삼아야 하되,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한다면 나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다섯째, 글을 읽는 것은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기 위한 것이니, 만약 이를 살피지 않고 오롯이 앉아서 글을 읽는다면 쓸모없는 배움에 지나지 않는다.


열째, 공부는 급하게 해서는 안되며, 늦추어서도 안 되는 것은 죽은 뒤에야 끝이 나기 때문이다.


< 자경문 > 출처: 파주군(http://news.paju.go.kr/enewspaper/subarticle/pre_print_article.php?paid=13722




자경문은 스스로를 경계하는 글로 율곡 이이 선생님께서 20세가 되던 해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3년 상을 마치고 금강산에서 하산하며 지은 글이라고 한다.


내가 이 글을 접한 것은 내 나이 22세 때이다.


평소 존경하는 분에게 20대 초반에 어떤 책을 읽으셨는지 여쭈니, '韓学'을 공부하셨다. 그래서 나도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찾아본 책이 이 자경문이다. 여러 책들이 있었지만 20대 초반의 나와 비슷한 나이에 조선의 대 학자는 어떤 마음으로 삶에 임하셨는지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긴 글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하루에 한 번은 꼭 읽고, 그것을 약 보름간 연속으로 이어서 해봤다. 그러니 그 의미가 조금은 마음에 와 닿았다.


그중 첫 구절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큰 뜻을 세우고 성인을 본보기로 삼아야 하되, 털끝만큼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한다면 나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立志'


뜻을 세운다는 의미이다.


묻고 싶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일자리를 찾는다면 어떤 뜻을 세우고 배우고 있는가?


스스로 세운 삶의 뜻은 있는가?

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왜 사회복지와 관련한 일자리를 가지려고 하는가?


그것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번에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번 세운 것을 끝까지 변화 없이 가져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 뜻을 세우는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뜻을 세워야 만이 도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멈출 수도 있다.


사회복지를 왜 공부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다섯째, 글을 읽는 것은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하기 위한 것이니, 만약 이를 살피지 않고 오롯이 앉아서 글을 읽는다면 쓸모없는 배움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복지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서울의 노인종합복지관에 취업을 했다. 당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공청회를 거치며 입법을 준비하던 때였고, 나는 일본과 같이 '케어메니져자격'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노인복지관에서 경력을 쌓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종 입법안이 결정되었는데 '케어메니져자격'이 없어지고 말았다.

계획이 틀어진 것이어서 어찌나 속상하던지... 그때 유학을 가기로 결심을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결혼이 아닌 유학을 결정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공부를 하고자 마음을 먹었으면 '암클'을 하지 말고 '수클'을 해라."


풀이하자면, 공부한 것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암클'이라 하고, 공부한 것을 활용할 수 있는 공부가 '숫클'이라고 한단다(차별적인 용어일 수 있어서 고민했지만 느낌을 잘 전달하기 위해 씀. 죄송합니다.)

그래서 이왕 유학을 가기로 마음먹었으면 가서 공부를 열심히 하되 꼭 활용 가능한 공부를 하라는 말씀이셨다.


자경문의 위 구절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했다.


사회복지를 공부한다면, 그것을 활용하기 위해서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지와 공부하여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한다.

단지 학점을 채우기 위한 공부? 그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배운 것을 나의 일과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가 더 큰 고민이 되어야 한다.




열째, 공부는 급하게 해서는 안되며, 늦추어서도 안 되는 것은 죽은 뒤에야 끝이 나기 때문이다.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취득하기 어려운 자격증을 얻었다고 해서 그 자격에 대해 배움이 끝난 것일까?

의사 면허를 취득한다면, 변호사 면허를 취득한다면?

취득과 동시에 끝나는 것인가?


배운다는 것은 끊임없는 것이다.


공부라 하는 것은 오롯이 책만 읽는 것도 아니고, 정답을 맞히는 행위만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디부터이며 어디까지일까?

사회복지학과를 졸업과 동시에 끝나는 것일까?


그 공부는 느리게도, 급하게도 아닌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라는 마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며 일자리를 찾는다면 꼭 생각해 보길 바란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가?'

'나는 사회복지를 공부해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그러기 위해서, 立志가 필요하다.


왜 이 공부를 하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자기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의 의미, 立志를 해야 한다.


당신의 일자리는 그것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더 많은 내용은 다음 책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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