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
아주 긴 꿈을 그린 것 같아
길게 이어져 부드럽게 곡선을 그었지
손목에 떠오르는 쓰라린 무지개
길게 그어져 바닥으로 빛이 흘러내려
숨이 막혀 그대로 꿈에 들었지
아주 긴 꿈을 그릴 거야
하늘을 날며 자유로움을 느껴
눈을 떠보니 차가운 바닥에 있어
바닥을 보니 빨갛게 물들어있어
눈을 감아보니 바다 깊숙 한 곳이야
숨이 막혀 그대로 가라앉았지
눈을 떠보니 빨간 하늘로 노을이 지고 있어
아주 긴 꿈을 그린 것 같아
동화 속 이야기처럼 행복했지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어
새벽이슬처럼 빛나며 반짝였지
이룰 수 없는 달콤한 꿈이었어
더 길게 꿈을 꾸고 싶었지만
이제는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야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 시작해
깨어날 수밖에 없는 꿈이었어
세상은 무지개처럼 아름답지 않으니까
현실은 마지막 이야기처럼 무서우니까
시끄러운 알람이 나를 일으켜
이제 다시 시작이야
아주 긴 꿈을 꾸었지
손목엔 무지개가 흘러내리고
바닥은 빨갛게 물들어있어
동화 속 마지막 이야기를 향해 걸어
떨어트린 이슬을 뒤로한 채
점점 가까워지는 현실을 마주해
그래, 아주 긴 꿈을 꾸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