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팔 할, 20세기 전자오락실 이야기(14)

추억의 80년대 액정 LSI 게임기 특집 상편

by 동물의삽

오늘은 오락실 이야기 외전으로 액정 게임기 편입니다.


80년대에 이미 가정용 게임기도 있었고 퍼스컴도 있었는데요 대체로 주머니 사정이 거기서 거기였던 국딩들에게 액정 게임기는, 세뱃돈을 모으고 떡볶이랑 뽑기를 참고 참으면 사정거리에 있는 장난감이었습니다. 지금 보면 참으로 조악하고 금방 질릴 것 같지만, 당시엔 한 달 내내 갖고 놀아서 엄지손가락이 짓무르도록 뽕(?)을 뽑곤 했습니다. 그리고 액정 게임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보따리상도 있어서, 얼마씩 받고 교환해 주곤 했는데요. 게임기 아저씨가 오는 날이면, 동네 악동들이 구름처럼 모이곤 했던 기억입니다.



닌텐도의 액정 게임기들


게임 & 왓치로 대표되는 닌텐도의 액정 게임기들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작이 되었는데요. 패미컴이 있었고 오락실도 존재하던 시절이었지만, 낮은 진입장벽과 온전히 홀로 즐길 수 있다는 몰입감 덕에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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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동키콩입니다. 훗날 21세기에 나온 NDS의 모습이 이미 이 당시에 구현되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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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로 여는 것뿐만 아니라, 이렇게 옆으로 여는 게임기도 있었습니다. 왼쪽엔 루이지 스테이지, 오른쪽은 마리오 스테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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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얼굴이었던 미야모토 시게루의 역작, 젤다의 전설도 액정 게임기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시장을 선도하던 닌텐도는, 1989년에 전설의 휴대기, '게임보이'를 발매하면서 포터블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지금까지도 그 지위는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춘추전국 시대였던 80년대 초중반에는 닌텐도 못지않은 강자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카시오의 액정 게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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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 하는 올갠 소리로 시작하는 쿵후입니다. 역시 초 인기 아이템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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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고 스위치를 누르면 흘러나오던 <the entertainer>의 멜로디를 아직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줄로 믿습니다.


카시오의 액정 게임기는 특히 커버에 내장된 스피커의 성능이 아주 좋아서, 좀 더 몰입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보따리상 아저씨의 주 종목도 카시오의 액정 게임기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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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레어템이었던 그레이트 레이서입니다. 다른 머신 사이를 샥샥 빠져나가는 스릴감이 엄청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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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매우 인기 있었던 우주 전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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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바닷속으로 무대를 옮긴 잠수함 전투! 효과음이 무지 실감 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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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열차강도입니다. 꼬리를 잡느냐 잡히느냐 하는 스릴감과 손맛이 있던 게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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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사격을 액정 게임기로 구현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막판 가면 눈이 돌아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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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레어템 헬리 배틀입니다. 인기도 많아서, 이걸 갖고 나온 학생을 보따리상 아저씨가 참 오랫동안 흥정을 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봐야 이삼천 원 더 주네 마네였지만 말이죠. 어렸을 땐 어마어마한 돈이었습니다.



https://youtu.be/GFjil_jpMnU

역시 최고의 레어템 중 하나였던 전장입니다. 이 인도네시아 유튜버의 컬렉션을 보니 살짝 눈시울이 시큰해지려 하는군요. 이 유튜버의 영상 초반에 나온 쿵후 파이트까지 합쳐서 이 액정 게임기 시리즈가 10개 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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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카시오의 게임기입니다. 커버가 없어서 밝은 곳에선 하기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했던 오락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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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국경수비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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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이 무지 많아서 헷갈릴 수도 있지만, 무려 2인용 액정 게임기입니다. 1p 스타트를 누르면 혼자서, 2p스타트를 누르면 대전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하다가 현실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빈번했던 건 함정)



*글이 너무 길어져서, 상하 편으로 나누었습니다. 다음 주에 선보일 하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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