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꽃미남 록커 이야기(14): 본 조비

살아남은 자가 강한 법, 스스로 역사를 만들고 왕좌에 앉은 거물 밴드

by 동물의삽

80년대 팝 메탈의 전성기를 호령하며 MTV 시대의 화려한 주역이었던 본 조비는, 록 음악이 가진 폭발적인 에너지와 대중적인 감성을 가장 완벽하게 결합한 밴드입니다. 금발을 휘날리며 무대를 누비던 그들의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가슴 뛰는 청춘의 초상이었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뜨거운 위로였는데요.


데뷔 초기의 풋풋한 열정부터 성숙한 사운드로 전 세계를 매료시킨 전성기까지, 록의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선명한 발자취를 남긴 본 조비의 음악 여정을 그들의 대표곡들을 통해 조명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학창 시절 반에서는 본 조비를 듣는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이상한 록부심이랄까요, 본 조비가 무슨 메탈이냐고 까이는 일이 많았죠. 그런 친구의 집에서 본 조비의 LP를 발견하고 '야 너도?'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Always

https://youtu.be/9BMwcO6_hyA

본 조비의 데뷔앨범부터 5집 <keep the faith>까지의 히트곡을 집대성했던 편집 앨범, <cross road>의 히트곡입니다. 미국에서만 백만 장 이상, 전 세계적으로는 3백만 장 이상을 판매하면서 밴드의 가장 많이 팔린 싱글 중의 하나가 되었죠. 대부분의 나라에서 탑 텐 히트를 기록하였는데요. 이 앨범을 끝으로, 항상 함께했던 베이시스트 알렉 존 서치가 그들의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곡은 게리 올드만 주연의 영화 <로미오 이즈 블리딩>에 삽입될 예정이었는데요.(첫 구절도 그렇고 말이죠) 영화의 시사회에 참가한 존 본 조비가 완성된 영화에 실망감을 표현하면서 계획이 틀어졌습니다. 훗날 존이 밝히길, 시나리오는 정말 멋졌지만, 완성된 영화는 그만 못했다는군요.



Runaway

https://youtu.be/s86K-p089R8

본 조비의 역사적인 데뷔 싱글입니다. 첫 싱글이면서도 빌보드 탑 40에 진입하면서 전국에 그들의 이름을 알렸는데요. 이후 밴드의 오리지널 라인업이 만들어지면서, 존과 리치를 앞세운 화려한 외모로 MTV의 인기 밴드가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데이브 '더 스네이크' 세이보는 팀을 떠나야 했는데요. 훗날 스키드 로우를 결성하면서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으니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You Give Love a Bad Name

https://youtu.be/KrZHPOeOxQQ

본 조비의 첫 빌보드 넘버원 싱글이 되면서, 그들을 전 세계적인 인기 밴드로 만들고, 또한 돈방석에 앉혀준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은 데스몬드 차일드가 보니 타일러에게 준 곡이었는데요. 괜찮은 곡이었음에도 별 반응을 얻지 못하자, 실망한 데스몬드가 존과 리치와 함께 새 가사로 작업하여 리메이크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의 뮤비는 원래 머틀리 크루와의 작업(Smokin'in the boys room, Home sweet home 등)으로 유명했던 웨인 이샴을 초빙하여 만들었는데요. 머틀리 크루의 멤버들은 이 사실을 알고 상당히 불쾌해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본 조비는 별 잘못도 없이 다른 밴드들과 척을 지게 된 일이 제법 있군요.



Livin' On a Prayer

https://youtu.be/lDK9QqIzhwk

인트로 부분의 토크박스 이펙트로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이 곡은, 밴드의 두 번째 넘버원 싱글이자 80년대 가장 위대한 노래 중의 하나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이 곡의 뮤비는 역시 웨인 이샴과 함께 작업하였는데요. 현재 유튜브의 조회수를 보니 이미 6억 회를 돌파했더군요.



Bad Medicine

https://youtu.be/eOUtsybozjg

거대한 성공을 이룬 3집에 이어 야심 차게 발매한 <new jersey> 앨범의 첫 싱글이자 빌보드 넘버원을 차지한 곡입니다. 특히 라이브에서 사랑받는 곡인데요. 3집의 투어가 끝나자마자 곡 작업에 들어간 밴드는, 3집으로 벼락출세한 원히트 원더 밴드로 남는 것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존과 리치, 그리고 데스몬드 차일드가 합작한 이 곡은 다행히 그들의 기대처럼 넘버원을 차지하였고, 지금도 공연에서 떼창을 유도하는 곡으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I'll be There for You

https://youtu.be/mh8MIp2FOhc

배드 메디신과 함께 뉴 저지 앨범의 또 하나의 넘버원 싱글입니다. 원래 두 번째 싱글인 본 투비 마이 베비도 1위를 노렸었지만, 아쉽게도 3위에 그쳤었는데요. 훗날 존은 만약 첫 번째 녹음된 버전으로 발매되었다면 1위를 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고 합니다. 존과 리치의 송라이팅이 경지에 이르렀음을 증명하듯, 존의 보컬과 리치의 솔로가 멋진 앙상블을 이루고 있습니다.


본 조비의 발라드 중에서는 개인적으로 이 곡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바로 곁에서 살아 숨 쉬는듯한 현실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합쳐져서, 그들의 명곡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Bed of Roses

https://youtu.be/NvR60Wg9R7Q

1992년 발매된 밴드의 다섯 번째 앨범 <keep the faith>에 수록된 발라드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노래라서 현재는 라이브에서 거의 들을 수 없는 곡이기도 한데요. 5집이 발표되면서 나온 뮤비에서, 존이 머리를 깎고 등장한 것도 당시에는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장발일 때도 멋졌지만, 머리를 자른 이후에 오히려 여성팬이 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Dry County

https://youtu.be/9Ja1aHnj7Wk

5집의 숨겨진 명곡이자, 무려 9분여에 달하는 대곡입니다. 따라서 싱글 커트가 꽤 늦었는데요. 5집의 마지막 6번째 싱글로 발매되었습니다. 현재의 미국으로썬 잘 상상이 되지 않지만, 90년대 석유 산업이 침체기를 겪던 시절을 그리고 있는 노래인데요. 대곡이면서도 드라마틱한 구성과, 절정에 이른 연주력이 잘 조화를 이룬 명곡입니다. 비슷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곡 노벰버 레인에 견주는 평론가도 있더군요.



This ain't a Love Song

https://youtu.be/-nlDy6h-v9c

1995년 발매된 앨범 <these days>의 첫 번째 싱글이자, 아름다운 발라드입니다. 뮤비의 배경이 상당히 이국적인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관광지인 태국의 아유타야 유적지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빌보드 14위, 영국 차트 6위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나라에서 톱텐 히트를 기록하는 성공적인 곡이었지만, 디즈 데이즈 투어를 통틀어서 이 곡은 단 여섯 번밖에는 연주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게다가 1996년 이후엔 2008년까지도 공연에서 부른 적이 없다고 합니다.



It's My Life

https://youtu.be/vx2u5uUu3DE

새 밀레니엄을 맞아 발표한 일곱 번째 앨범, <crush>의 수록곡입니다. 80년대 팝 메탈로 데뷔한 밴드가, 00년대에도 멋지게 top40을 기록하면서 그들의 귀환을 알린 곡이 되었는데요. 상업적이나 비평적인 찬사뿐만 아니라, 새로운 젊은 세대들에게도 그들이 건재함을 알렸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겠습니다. 80년대의 히트곡은 잘 모르는 세대들도, 이 곡은 아마도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말이죠.



All About Loving You

https://youtu.be/eb1oFIqBVzA

2002년 발표한 앨범 <bounce>의 세 번째 싱글로 발매된 곡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뮤비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요. 곡도 곡이지만,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스토리의 뮤비가 많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전년도에 발매되었던 싱글 <misunderstood>의 뮤비에 출연했던 주인공들의 후속 편이라 하겠는데요. 이<misunderstood>는 브라질의 드라마 주제곡으로 쓰이면서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군요.



Wanted Dead Or Alive

https://youtu.be/SRvCvsRp5ho

처음에 본 조비의 글을 쓰기로 했을 때부터, 리스트의 마지막 곡은 이 곡으로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3집의 세 번째 싱글이자 빌보드 7위를 기록했는데요. 단지 상업적 성공뿐만이 아니라 밴드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곡이라 하겠네요. 이 곡을 작곡할 때 리치 샘보라의 어머니 댁 지하실에서 녹음했다고 하는데요. 훗날 반 우스갯소리로, 그날따라 빨래를 돌리지 않으신 리치의 어머니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했답니다.



_methode_times_prod_web_bin_691933b6-a1c8-11e6-892c-b307b90cd9b1.jpg

본 조비의 음악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와 호흡하며 끊임없이 변화해 왔기 때문일 텐데요. 강렬한 기타 리프 속에 담긴 삶에 대한 긍정과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어디선가 누군가의 스피커를 통해 뜨겁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꽃미남 록커를 넘어 이제는 살아있는 전설이 된 그들의 음악이, 앞으로도 우리의 일상 속에 영원히 시들지 않는 젊음의 찬가로 남기를 기대해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20세기 꽃미남 록커 이야기(13):21세기 록커 특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