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월드, 기억하십니까?

무협지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름하느뇨?

by 동물의삽

사춘기 전후로 무협소설에 빠져있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김용의 작품들은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 맛이 있습니다. 친구들 중에 무협지 좀 읽었다는 놈들이랑 김용 소설 이야기로 배틀을 붙으면, 신기하게도 각자 좋아하는 인물들이 하나하나 달랐는데요. 그 시절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시 보는 신필 김용 선생님의 작품들입니다.


*대부분 1950~60년대 발간된 작품들이지만,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민감하신 분은 유의하시되, 작품을 읽는데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순위는 없으며, 이후 작품 제목의 가나다 순입니다.



녹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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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소설 중에서 가장 장편인 것 같은데요. 또한 무협지를 뛰어넘어 그의 최고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책도 재미있지만, 주성치의 녹정기 영화도 상당히 재미있는데요. 원작을 각색하긴 했지만, 사실 무공 고수도 아니고 평범한 인물인 위소보를 재치 있게 잘 패러디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조영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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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제게 김용 월드에 처음으로 발을 들이게 해 준 작품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곽정이 몽고에서 구처기를 만나는 순간부터 숨도 안 쉬고 여섯 권을 독파한 기억이 나네요. 김용 월드의 입문서로 부족함이 없는 작품으로 생각하는데요. 드라마는 황일화(곽정)와 옹미령(황용) 주연의 80년대 비디오로 처음 보았습니다.



설산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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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요. 어려서 처음 읽었을 때는 자꾸 압권을 뒤져봐야 해서 곤란했지만, 세월이 흘러 다시 읽으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더군요. 중국 정부에서도 인정을 받아, 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무협지가 되었습니다.



소오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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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김용의 무협물 중에서는 가장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베스트는 따로 있습니다만) 고등학교 때 보았던 동방불패는, 그야말로 소오강호의 대부분을 덜어내고 일부를 중점적으로 다룬 셈인데요. 소설로 보는 것이 백배는 더 재미있습니다. 중학생시절 사진의 아! 만리성 버전으로 읽었는데요. 나중에 이 작품이 소오강호라는 걸 알게 되었죠. 지금도 소오강호지곡의 그 멜로디를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신조협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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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월드 최고의 미녀로 꼽히는 소용녀와 가장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꼽히는 양과의 존재로 인해, 무협지로도 재미있지만 연애소설로도 손색이 없는 작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작중 최강의 빌런은 사파가 아니라 전진교에서 나오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랑과 주인공의 비극을 기막히게 그려낸 작품이어서, 제 주변에는 이 작품을 최고로 꼽는 사람도 많습니다.



연성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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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주인공은 정말 죽을 고생을 하는데요. 마지막까지 눈물이 앞을 가리는 기구한 스토리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참고 견뎌내면(두 권밖에 안되니까) 나름 고개가 끄덕여지는 결말을 맞이하는데요. 그다지 많이 판매되지 않아서 그런지 중고서적 가격이 엄청나더군요.



의천도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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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원에서 발간한 영웅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입니다. 의천도룡기는 영화로도 유명한데요. 초반에는 주인공이 죽을 고생을 하지만, 기연을 얻고 난 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여 가히 먼치킨급 캐릭터로 진화합니다. 다만 일편단심 양과에 비해 여자에 대해 우유부단한 장무기는, 약간의 짜증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천룡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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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꼽는 김용 월드 최고의 명작입니다. 각각의 다른 주인공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전개되고, 결국 하나의 결말로 달려가는 스토리는 손에서 쉽사리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데요. 게다가 천룡팔부 당시의 무공은 사조 삼부작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위력을 자랑합니다. 저는 초반부터 소봉에게 감정이입되어서 보다가, 몇 번을 안타까움에 잠을 설쳤는지 모릅니다.(제가 읽은 판본에서는 소봉이 아니라 교봉이었습니다)



청향비(서검은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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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월드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유명한 야사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한 소설인데요. 데뷔작이라 그런지 신필의 경지에 다다른 후반 작품들에 비하면 매우 담백한 편이지만, 김용 소설답게 최소한의 재미는 보장하는 작품입니다.



협객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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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주인공이 갖은 고생을 하다가 기연을 만나 절세무공을 익히게 되고... 까지는 대부분의 무협지에서 클리셰처럼 반복되는 구조인데요. 김용은 이 부분에서 독자들의 뒤통수를 후드려 패는 반전을 선사합니다. 절세무공을 얻은 이후, 바로 열린 결말로 책이 끝나버리는 거죠(...) 그렇지만 한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김용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용 월드에서 최애하는 주인공과 등장인물, 최고의 히로인을 밝히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최고의 작품: 천룡팔부


최고의 주인공: 위소보


최고의 히로인: 소용녀


최강의 등장인물: 무명승


최악의 빌런: 악불군(구처기의 제자와 엎치락뒤치락합니다. 동방불패는 분량이 안습..)


최고의 무공: 육맥신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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